삼바 "글로벌 톱 20 공략까지 ‘한 걸음’···CDO 강화로 미중갈등에 대응"
생물보안법 대응의 일환으로 CDO 강화
주력인 항체의약품은 연10% 성장 예상
내년 4월 5공장 완공···78.4만 리터 압도적
ADC 포트폴리오 확대···연내 생산시설 완공
올해도 4공장 가동률 오르며 10~15% 성장
“글로벌 톱 20개 제약사(시가총액 기준) 중 16개사를 위탁생산(CMO) 고객사로 확보했습니다. 자회사와 경쟁 관계에 있는 기업들을 고려하면 앞으로 수주할 수 있는 기업은 1~2개 정도 남았습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대표는 5일(현지 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진행 중인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 2024(바이오USA)’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14개 제약사를 고객사로 확보했다고 언급한 지난해보다 2개사가 늘었다”며 이렇게 밝혔다. 사실상 대부분의 글로벌 빅파마를 고객사로 확보한 셈이다.
최근 미국 의회에서 생물보안법이 논의되면서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견제가 예상되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수혜 기업으로 주목받으며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시는 초기 위탁개발(CDO)에서 시작해 CMO로 사업을 확장한 업체인 만큼 다른 업체로 옮기려는 고객들의 CDO 수요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존 림 대표는 “생물보안법의 영향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전시회·학회, 웨비나 참석 등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최근 고객사들로부터 수주 관련 문의가 2배 이상 늘었다”며 “우리도 CDO를 홍보하고 인력을 늘리며 대응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특히 올해 바이오USA에서 신규 CDO 플랫폼 ‘에스-텐시파이’를 공개했다. CDO는 CMO보다 수익성이 낮지만 CDO, 위탁임상(CRO), CMO 수주로 이어지는 서비스 연결고리상 고객을 선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미 글로벌 톱 20개 제약사 가운데 16개사를 CMO 고객으로 확보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세계 최강자 자리를 굳히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주력 생산하는 항체 의약품 시장은 고령화와 적용 분야 확대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존 림 대표는 “예전에는 단일항체가 주를 이뤘지만 이제는 이중항체가 나오고 있고 적용 분야도 암에서 면역 질환, 신경계 질환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이중항체는 양을 더 많이 생산해야 하기 때문에 연간 성장률은 10% 이상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때 제기됐던 ‘오버캐파(overcapacity)’ 우려는 해소됐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항체 부족 현상이 예상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 4월 가동을 목표로 5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5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총생산능력은 78만 4000ℓ로 전 세계에서 가장 압도적인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제2바이오캠퍼스에 들어설 6~8공장까지 더하면 2032년까지 총 132만 4000ℓ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 존 림 대표는 “5공장은 내년까지 지으려고 하고 6공장은 시장의 수요를 고려해 투자 타이밍을 검토하고 있다”며 “미국 공장들도 계속해서 둘러보고 있지만 아직 규모나 인력 측면에서 한국이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항체 의약품에서 메신저리보핵산(mRNA), 항체약물접합체(ADC)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려는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ADC 전용 생산시설은 올해 12월 완공해 내년부터 가동하는 것이 목표다. ADC 공장은 500ℓ 접합 반응기와 정제 1개 라인이 구축된다.
존 림 대표는 “빅파마를 포함한 여러 고객사들과 ADC 제품 수주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ADC 공정 기술 개발 역량 내재화를 위해서 접합 공정 개발과 임상 물량 생산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ADC 사업 범위로는 CDO, 접합 CMO, 완제생산(DP) 등을 다양하게 검토 중인데 독소와 링커 기술을 요구하는 고객을 위해 ADC 툴박스(선택지)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링커는 주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를 통해 투자한 ADC 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제공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금리 인상,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내외 어려운 경영 환경에도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 및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존 림 대표는 “빅파마 중심의 대규모 CMO 계약을 토대로 24만 ℓ 규모의 4공장 중 6만 ℓ 부분의 가동률을 빠르게 상승시킨 것이 주요 성장 요인”이라며 “하반기로 갈수록 4공장의 18만 ℓ 부분도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면서 올해도 10~15%의 매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샌디에이고=왕해나 기자 haena07@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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