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유전 최대 '140억 배럴'은 추정…가이아나 110억 배럴은 실제 매장량

이정현 기자 2024. 6. 7. 0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95번째 원유 채굴 산유국에서 15위 원유 생산국 자리매김 기대감
4일 오전 경북 포항 영일만에 검푸른 파도가 일렁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3일 이곳(영일만) 심해에 140억 배럴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다고 밝표했다. 2024.6.4/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대한민국은 지금 포항 영일만 앞바다 깊은 심해 어딘가에 매장돼 있을지 모를 석유·가스전의 존재 가능성에 들끓고 있다. 정부와 한국석유공사의 추정이 현실화한다면 한국은 현재 명목상 95번째로 원유를 채굴한 산유국에서 단박에 15위 규모 원유 생산국으로 급부상할 수 있다.

당연히 국가 경제에 미칠 파급력도 예측 불가다. 단적으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3일 처음 이번 동해 심해 유전 탐사개발 가능성을 밝히면서 "140억 배럴을 현재 가치로 따져보면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 수준"이라고 했다. 발표일 전 2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 시총은 약 452조 5000억 원이었으니, 최대 2262조 5000억 원에 달하는 가치로 추산된다는 설명이다.

'자원 빈국'인 대한민국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석유·가스 자원이 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의 한 마디는 모든 이슈를 잠식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세계 유수의 자원 부국과 달리 아직 우리나라의 자원개발 분야에 대한 기술력이 떨어지는 것도 현실이다. 당연히 우리 국민들에게 자원개발과 관련한 각종 용어나 내용은 생소할 수밖에 없다. 정부 발표 중 자칫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내용과 생소한 표현들에 대해 정리해 봤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첫 국정브리핑에서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하고 있다. 2024.6.3/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유전 규모가 최대 '140억 배럴'?…"묻혀있을 수 있는 지층 모양 발견" 의미

6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산업부와 석유공사는 경북 포항 영일만 인근 해역에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가스전이 매장돼 있을 것으로 판단, 이르면 오는 11월부터 이를 확인하기 위한 시추 작업에 들어간다.

지난 3일 이 같은 소식을 국정브리핑 과정에서 처음 직접 밝힌 윤석열 대통령은 "산업통상자원부의 동해 심해 가스전에 대한 탐사 시추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시추는 긴 탐사공을 바닷속 해저 깊숙이 뚫어 실제 석유·가스가 존재하는 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최대 관심사는 '140억 배럴'의 실존 여부다. 윤 대통령은 국정현안브리핑에서 이를 두고 "남미 가이아나 광구의 110억 배럴보다 더 많은 탐사자원량"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이 이 부분에 오류를 지적한다. 대통령의 표현 중 영일만은 '탐사자원량(Prospective Resources)'이 맞지만, 기아아나 광구의 110억 배럴은 '매장량(Reserves)'으로 이들 사례를 동등하게 놓고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얘기다.

즉, 가이아나의 110억 배럴은 시추를 통해 확인된 자원량 중 개발 및 투자계획이 승인된 자원량이다. 반면 영일만의 140억 배럴은 시추 전 지진파 등 탄성파 측정을 통해 살펴본 결과 '140억 배럴'정도의 석유나 가스가 묻혀있을 수 있는 지층 모양이 관찰됐다는 것으로, 실제 존재 여부를 알 수 없는 막연한 추산치라는 의미다.

우리 금융감독원도 2010년 유전개발과 관련한 모든 사업단계에서 사용해 왔던 '매장량' 용어를 상업성이 확보됐을 때만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예를 들어 시추 전에는 '탐사자원량'으로, 시추 후부터 개발착수 전까지는 '발견잠재자원량'으로 기재하게 했다. 개발착수와 생산단계에서 상업성을 확보했을 때만 '매장량'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닺 오른 탐사 시추 개발…때아닌 '대왕고래', '방어' 출현

동해 유전을 찾기 위한 본격적인 탐사 시추 작업에 닻이 오르면서 '대왕고래', '방어' 등 때아닌 해양생물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석유공사는 유망구조를 전체 일곱개 지역으로 다시 쪼개 대왕고래, 방어 등의 이름을 붙였다.

이 지역 중에서 가장 넓고, 자원 매장 가능성이 높은 '대왕고래' 지역부터 시추 탐사에 나설 예정이다. '대왕고래' 지역은 8광구와 6-1광구 북부에 걸친 지역으로, 다만 구체적인 위치는 비밀에 부쳤다

이를 총괄하는 전체 프로젝트명은 '광개토‘다. 공사는 2022년 내부에 '광개토 프로젝트'팀을 꾸려 우리나라 동해, 서해, 남해 등 영해상에 석유와 가스 매장 가능성을 탐사해 왔는데 이에 착안했다.

심해 가스전 개발 계획을 수행하는 석유공사는 이르면 올해 11월, 늦어도 12월 '대왕고래'의 유망 구조(석유·가스 부존 가능성이 높은 지질 구조)에서 시추 작업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탐사선과 투입 인력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탐사 시추가 이뤄지면 석유·가스의 실제 부존 여부와 부존량이 일차적으로 파악될 수 있어 프로젝트 성공 여부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euni1219@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