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 기업서 AI 혁명 중심으로… “시총 10조달러 돌파 가능” [심층기획-美 엔비디아 '3조달러 클럽']

조성민 2024. 6. 7.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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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신드롬 이유·전망
2022년 챗GPT 출시로 ‘딥러닝’ 주목
GPU 시장 업계 1위 차지했던 엔비디아
SW·플랫폼 제공 ‘종합 AI 기업’ 도약
사실상 AI 반도체 시장 독점 ‘대장주’
포천 “주가 지금보다 3배 이상 갈 것”
국내 투자자 보유 해외주식 중 ‘최다’
인공지능(AI) 열풍의 가장 큰 수혜자로 불렸던 엔비디아는 이제 전 세계 반도체 업계를 쥐락펴락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사실상 엔비디아가 AI 반도체 시장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AI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엔비디아 기업가치는 10조달러(약 1경385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은 5일(현지시간) 기업 분석 전문가 전망을 인용해 “엔비디아 주가가 지금보다 3배 이상 급등해 시총 10조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IO펀드 분석가 베스 킨디그는 “엔비디아의 시총이 현재보다 270% 더 증가해 10조달러에 달할 것”이라며 “향후 몇 년 동안 천문학적 이익을 추가로 얻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엔비디아가 AI 반도체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을뿐 아니라 경쟁업체보다 기술수준이 앞섰다는 평가에 근거한다. 포천은 “AI 시장의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져 시장의 리더인 엔비디아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당분간 경쟁업체들이 엔비디아의 아성을 무너트리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는 회계·경영컨설팅 업체 PwC는 “2030년까지 전체 AI 시장 규모가 18조달러(2경4714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본다.
국내 개인투자자들도 엔비디아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주식을 쓸어담았다. 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엔비디아 보유 잔액은 지난 4일 기준 113억5556만달러로 해외 주식 중 가장 많았다. 이달 들어서도 지난 5일까지 7518만달러 순매수했는데, 해외 주식종목 중 가장 많다.
AI 업계 ‘대장주’ 엔비디아는 3년여 전만 해도 그래픽용 반도체인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만드는 정보기술(IT) 기업 가운데 하나였다. 2022년 챗GPT 출시와 함께 ‘딥러닝’ 방식이 주목받으면서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수많은 단순 계산을 동시에 처리하는 AI 딥러닝 방식을 구동하기 위해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보다 GPU가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GPU 업계 1위였던 엔비디아는 자연스럽게 AI칩 분야 세계 최고 기업으로 떠올랐다.
특히 엔비디아는 발 빠르게 AI 개발에 필요한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제공하면서 ‘종합 AI 기업’으로 도약했다. 엔비디아가 개발한 AI 프로그래밍 소프트웨어 ‘CUDA’는 엔비디아 GPU에서만 구동되며,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엔비디아는 AI를 처음 접하는 기업들을 위해 ‘NeMo’라 불리는 특정 분야 AI 모델 구축 지원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제공, 산업·기업별 AI 모델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단순히 하드웨어 생산에만 머물지 않고 ‘AI 패키지’를 제공함으로써 AI 개발자들은 엔비디아 생태계에 종속되고, 경쟁 기업에는 진입 장벽을 높게 쌓은 셈이다.

AI 서버인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시장 역시 엔비디아가 독점한 상태지만, AMD와 인텔 등이 추격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생성형 AI 붐 탓에 GPU 칩셋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 부족을 경험한 기업들이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려는 경향도 보인다. 데이터센터 GPU 시장 점유율은 2022년 엔비디아가 97.3%, AMD 1.2%, 인텔 0.8%이었지만 2027년에는 엔비디아 87%, AMD 7.7%, 인텔 5.3%로 전망된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미국 연방 규제 당국이 AI 업계에서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의 지배적 역할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합의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미 규제 당국이 AI 업계에 대한 감독 강화를 본격화하는 것이라고 NYT는 평가했다. NYT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엔비디아의 행위가 반독점법을 위반했는지에 대한 조사를 주도하고,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오픈AI와 MS의 행위에 대한 조사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예정이다.

조성민·안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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