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거론되는 '3선 옵션'...1년 3개월 만에 돌아온 정우영, 복귀전서 보여준 경쟁력

[포포투=오종헌]

정우영은 오랜만에 대표팀에 소집됐고,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도훈 임시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6일 오후 9시(한국시간)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5차전에서 싱가포르에 7-0 대승을 거뒀다.

이날 한국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에 주민규가 포진했고 손흥민, 이재성, 이강인이 뒤를 받쳤다. 황인범, 정우영이 중원을 구성했고 4백은 김진수, 권경원, 조유민, 황재원이 호흡을 맞췄다.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가 꼈다.

이에 맞선 싱가포르는 4-5-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판디가 원톱으로 나섰고 스튜어트, 시아힌, 하룬, 샤히란, 송의영이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4백은 탄, 바라루딘, 후이즌, 스튜어트가 짝을 이뤘고 서니가 골문을 지켰다.

FIFA 랭킹 23위인 한국이 155위 싱가포르와 만났다. 앞서 홈에서 5-0 완승을 거둔 적이 있는 한국은 이번에도 골 잔치를 벌였다. 전반 9분 이강인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주민규의 A매치 데뷔골, 손흥민과 이강인의 멀티골, 배준호의 A매치 데뷔전 데뷔골과 황희찬의 복귀골까지 총 7득점을 뽑아냈다.

이로써 한국은 C조 1위로 최종 예선 진출을 확정했다. 2위 중국이 같은 날 태국과 비기면서 승점 8점에 그쳤다. 이제 한국과 5점 차다. 최종전에서 한국이 중국에 패더라도 두 팀의 순위는 바뀌지 않는다.

대량 득점이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골을 넣은 선수들이 조명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정우영도 오랜만에 대표팀에 복귀해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우영은 지난해 3월 A매치 기간 이후 1년 3개월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 시절까지는 주전 미드필더로 뛰었지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는 좀처럼 부름을 받지 못했다. 지난 3월에도 황선홍 임시 감독은 정우영을 소집하지 않았다. 그 사이 박용우가 꾸준하게 기회를 받았다. 2024 카타르 아시안컵에서도 박용우가 주전이었다. 하지만 경기력은 전체적으로 아쉬웠고, 불안했다.

김도훈 감독 역시 이번 A매치 기간 박용우를 소집했지만 정우영을 오랜만에 불렀고, 싱가포르전에 먼저 기용했다. 정우영은 풀타임을 소화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황인범과 모처럼 짝을 이뤄 3선에 위치한 정우영은 후방 빌드업의 시발점 역할을 했고, 때때로 상대 수비 뒷공간으로 찔러주는 롱패스를 시도하기도 했다.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김민재 등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포지션 곳곳에 위치하고 있다. 하지만 3선은 늘 대표팀에서 고민되는 위치였다. 기성용 이후 이 자리에서 제 몫을 해줬던 정우영은 오랜만에 돌아와 김도훈 임시 감독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오종헌 기자 ojong123@fourfourtw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