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김정숙 공세'에 분노해 뭉치는 친문…거리두는 친명
문재인 청와대 출신 모임 '화초회'…마타도어 공동 대응하기로
친명계 지도부에선 공식 대응 아직…"예의주시하는 단계"
문재인 전 대통령 배우자인 김정숙 여사의 2018년 인도 타지마할 방문에 대한 여권의 공세가 거세지자 더불어민주당 내 문재인 청와대 참모 출신 국회의원들이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반면 민주당 지도부는 아직 공식 대응에 나서지 않고 있어 친문(친문재인)-친명(친이재명) 계파 간 미묘한 온도 차가 느껴지는 상황이다.
문재인 청와대 출신 모임 '화초회'…마타도어 공동 대응하기로
이들은 지난 5일 윤석열 대통령이 9.19 군사합의를 효력 정지한 데에 대해 "한반도 평화에 사망선고를 내렸다"며 공동 성명을 낸 데 이어, 7일에는 인도 순방 관계자들이 직접 '팩트체크' 기자회견에 나설 예정이다. 이들은 문화체육관광부에 기내식 비용 세부 내역 공개를 거듭 요구했고, 당시 상황을 잘 아는 전 정부 인사 등을 탐문해 사실관계를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전 대통령을 비롯한 전 정부 출신 인사들은 "가만히 있으면 외교 성과는 사라지고 터무니없는 의혹만 시인하게 되는 꼴"이라며 방어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의 저질 정치 공세가 도를 넘고 있다"며 김 여사가 직접 법적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알린 바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직접 페이스북에 글을 쓰고 제기된 의혹들을 정면 반박했다.
친명계 지도부에선 공식 대응 아직…"예의주시하는 단계"
당 주류인 친명계 지도부는 국민의힘에 역공 빌미를 주는 이슈를 굳이 키워줄 필요가 없다는 시각으로 이 사안을 바라보고 있다. 한 지도부 소속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김정숙 여사 건으로 물타기 하려는 시도인데 말려들어 갈 필요가 없지 않느냐"며 "예의주시해서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섣부르게 쟁점화하면 여론이 쏠릴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친명계 일각에선 문 전 대통령을 비롯한 친문 세력을 '죽은 과거 권력'으로 보고 여권의 공세 대응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문재인 정부를 방어할 시간에 '이재명 대표 사수'에 총력 다하자는 내심인 것이다. 최근 검찰은 문 전 대통령 전 사위의 취업 특혜 의혹 등 전 정권을 향한 수사를 넓히고 있는데,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를 비롯한 민주당 내 공식 기구에선 이 대표를 겨냥한 수사 방어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친문계 내부에선 전선 확장을 우려하는 건 이해한다면서도, 당 주류가 지나치게 몸을 사리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와 함께 섭섭하단 분위기가 감지된다. 문재인 정부 출신 한 재선 의원은 "그런 기류가 있는 건 사실"이라고 토로했고, 다른 청와대 출신 중진 의원은 "지도부가 안 하면 우리가 하면 된다"고 말했다. 필요하다면 당에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는 뜻도 밝혔다. 청와대 출신 인사는 "당이 정식 대응하면 싸움이 커지니까, 상황을 봐가면서 본격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지도부에 요청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런 서운함을 대놓고 표현하기는 어려운 모습이다. 화초회도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매달 모임을 이어가면서도 최근 논란이 된 당헌·당규 개정 등 당내 현안에 대해선 목소리를 낼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현재 이재명 대표 일극 체제로 치닫는다는 평가를 받는 민주당에서 반대 의견을 냈다간 '수박'(겉과 속이 다른 이를 뜻하는 멸칭)으로 낙인찍히고 당원들의 비판에 직면할 우려가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이메일 :jebo@cbs.co.kr
- 카카오톡 :@노컷뉴스
- 사이트 :https://url.kr/b71afn
CBS노컷뉴스 허지원 기자 won@cbs.co.kr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 여사 '고민상담', 최 목사 '청탁·조언'…기묘한 대화들
- "내 아내 제재하나" 조지 클루니, 바이든에 항의…무슨 일?
- '영일만 석유' 띄운 美 액트지오, 오늘 기자회견서 입 연다
- '1닭 3만원' 시대, 대형마트는 '만원'…치킨값의 속사정
- 조국, 공식석상서 만난 尹대통령에 "민심 받드십시오"
- 尹, 집권 3년차 개각 준비 착수…임기 2년 안팎 장관 등 거론
- '명분 없는' GH 준법감시위…'적절성' 논란
- 스페이스X 우주선 '스타십', 4번째 지구궤도 시험비행 발사
- '무기한 총파업' 결정한 서울대병원 교수들…휴진투쟁 번지나
- 서울의대 교수들, 17일부터 '전면휴진'…"전공의 행정처분 완전취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