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마을] 이울 양반

한겨레 2024. 6. 7.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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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회의할 때 무경우로 우기고, 말도 안 되는 의견으로 끝까지 오기 쓰고, 앞뒤 없이 혼자 떠들어대고, 위아래 없이 안하무인으로 천방지축 혼자 주인공 노릇하는 사람 보고 동네 사람들은 "이울 양반 때문에 오늘 공사 다 글렀네" 하며 하나둘씩 사랑방 나가버렸다.

사랑방 사라진 지 오래된 지금도 해 저물면 텃밭 뽕나무에서 이울 양반 뿡알, 이울 양반 뿡알 하며 우는 매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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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회의할 때 무경우로 우기고, 말도 안 되는 의견으로 끝까지 오기 쓰고, 앞뒤 없이 혼자 떠들어대고, 위아래 없이 안하무인으로 천방지축 혼자 주인공 노릇하는 사람 보고 동네 사람들은 “이울 양반 때문에 오늘 공사 다 글렀네” 하며 하나둘씩 사랑방 나가버렸다. 사랑방 사라진 지 오래된 지금도 해 저물면 텃밭 뽕나무에서 이울 양반 뿡알, 이울 양반 뿡알 하며 우는 매미 있다.

제 고향 진메 마을에 바친다는 김용택의 새 시집 ‘그때가 배고프지 않은 지금이었으면’(마음산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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