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와 죽음의 수수께끼, 열쇠는 ‘디엔에이’ [책&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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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죽는가'라는 제목이 말해주듯 이 책은 수명과 노화, 죽음에 관한 과학서다.
저자는 "디엔에이(DNA)에 간직된 유전 정보와 그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변질되는 과정이야말로 노화와 죽음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런데도 우리가 살 수 있는 것은 디엔에이 오류를 바로잡는 기전이 있어서다.
이 과정에서 "뜻이 통하지 않게" 복구가 되면 세포는 기능을 잃고 이로 인해 질병에 걸리거나 노화가 진행된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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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죽는가
노화, 수명, 죽음에 관한 새로운 과학
벤키 라마크리슈난 지음, 강병철 옮김 l 김영사 l 2만2000원
‘우리는 왜 죽는가’라는 제목이 말해주듯 이 책은 수명과 노화, 죽음에 관한 과학서다. 저자인 벤키 라마크리슈난은 인도 태생이고 현재 미국과 영국에서 분자생물학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우리 몸의 단백질 생산공장이라고 할 수 있는 리보솜의 구조와 기능 등을 밝혀내 지난 2009년 토머스 스타이츠, 아다 요나트와 함께 노벨화학상을 공동수상했다.
저자는 “디엔에이(DNA)에 간직된 유전 정보와 그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변질되는 과정이야말로 노화와 죽음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세포노쇠, 세포자멸과 같은 생명 현상에 대해 각종 비유를 들어 노화의 과학을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생명이란 과정은 디엔에이가 제공한 청사진을 이용해 스스로 활성화하는 거대한 프로그램으로 볼 수 있는데, 세포에서는 매일 디엔에이 손상이 일어난다. 그런데도 우리가 살 수 있는 것은 디엔에이 오류를 바로잡는 기전이 있어서다. 디엔에이를 문장들로 구성된 문서로, 각각의 염기가 변하는 것을 오자(誤字)로 비유하면, 디엔에이 복구는 긴 글에서 여러 개의 문장이나 아예 문단 전체를 잘라낸 후 무작위로 다시 끼워넣는 것과 같다. 이 과정에서 “뜻이 통하지 않게” 복구가 되면 세포는 기능을 잃고 이로 인해 질병에 걸리거나 노화가 진행된다고 설명한다.
지난 10년 사이 30만 건이 넘는 노화 관련 논문이 쏟아지고 항노화제 등에 대한 투자도 늘었다. 저자는 고령과 죽음의 공포에서 해방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불멸의 상인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허위 광고나 과장된 마케팅에 속지 않고 ‘노화와 죽음’을 있는 그대로 직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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