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CCTV 속 아내·장모 대화… 법원 “비밀 대화 아니다”

박강현 기자 2024. 6. 7.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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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판결] “남편, 몰래 들으려는 의도 없어”
서울중앙지법. /뉴스1

작년 6월 A씨 부부는 4년여간 소송 끝에 이혼을 했다. 그러나 남편 A씨는 전 장모에게 고소를 당했다. 이혼소송 과정에서 A씨가 자기에게 유리한 증거를 수집하려고 몰래 대화를 엿들었다(통신비밀보호법 위반)는 게 고소 이유였다. 최근 서울중앙지법 형사31부(재판장 박준석)는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2017년 7월 결혼한 A씨는 아이의 안전 등을 확인하려고 집 안에 가정용 CC(폐쇄 회로)TV를 설치했다. 휴대전화 앱으로 원격 접속해 집 안 상황을 보고 들을 수 있는 CCTV였다. 아내도 동의했고, 가끔 들르던 장모도 이에 대해 알고 있었다.

이후 부부는 다툼이 잦아 별거에 들어갔다. A씨는 아내를 집에서 내쫓았다. 이후 2019년 7월부터 이혼소송을 벌였다. 어느 날 A씨 집으로 찾아와 다투던 아내가 집으로 친정어머니를 불렀고, A씨는 “불편하다”며 장모가 오기 전 집을 나갔다. A씨는 장모의 방문을 거듭 반대했지만, 아내는 “엄마는 잠깐 나를 데리러 온 것”이라고 했다. 그러고는 A씨는 밖에서 휴대전화로 CCTV를 보게 됐는데 아내와 장모가 “조금만 더 버티면 재산 분할금을 왕창 받을 수 있다”는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목격했다. 혼인 기간이 길어지면 재산 분할 비율을 높일 수 있다는 취지였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장모는 A씨가 이혼 재판을 위한 자료 수집 목적으로 몰래 이 사건 대화를 들었다며 A씨를 고소했고, 검찰은 지난 3월 그를 기소했다. A씨는 재판에서 “의도를 갖고 몰래 들은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하며 “A씨는 주거권자로서 적법하게 CCTV를 설치했고, 아내와 장모 모두 CCTV의 존재와 기능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통신비밀보호법이 보호하려는 ‘공개되지 않은 다른 사람 간 대화’로 볼 수 없다. A씨가 이런 녹취록 등을 (이혼) 법원에 제출한 기록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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