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야후 사태에도 한국 스타트업 빠르게 품는 일본, 왜?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라인야후 사태로 일본 정부의 관치 경제가 리스크로 떠올랐지만 한국 스타트업들의 일본 정보기술(IT) 시장 진출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KOTRA)의 '일본 디지털 전환(DX) 전략과 새로운 진출 기회' 보고서를 보면 일본 정부는 DX 투자촉진세제(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관련 투자에 대해 3%의 세액 공제 혹은 30%의 특별상각 인정), 중소기업경영강화세제(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설비투자 전액에 대해 즉시상각 또는 10%의 세액 공제 인정) 등 IT 관련 세제 혜택을 도입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회 요인은 확실… 보안 경쟁력 강화 등 준비 필요"
#. 한국의 HR테크(인적 자원 기술) 기업인 원티드랩은 최근 일본 자회사 '원티드 재팬(Wanted Japan)'을 세우고 일본 채용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일본은 구직자들이 이력서를 쓰고 출력해서 회사에 우편 접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채용 전 과정을 온라인에서 처리하도록 시스템을 바꾸겠다는 것. 이를 위해 원티드 재팬은 일본의 인재 커리어 매칭 기업 라프라스(LAPRAS), 이력서 작성 서비스 (주)야깃슈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 인공지능(AI) 광학 문자 인식(OCR·Optical Character Recognition) 기술로 종이 문서를 디지털화하는 악어디지털도 일본 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일본경제연구센터 조사에 따르면 일본의 문서 전자화 시장은 약 50조 원에 달한다. 2005년부터 전자 문서에 종이 문서와 같은 법적 지위를 줘 전자 문서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이에 악어디지털은 2017년에 일본 자회사를 설립한 뒤 지속적으로 일본어 인식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라인야후 사태로 일본 정부의 관치 경제가 리스크로 떠올랐지만 한국 스타트업들의 일본 정보기술(IT) 시장 진출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AI 시장 선점을 원하는 일본 정부가 디지털 전환(DX)에 과감하게 투자하며 유망 기업들을 전략적으로 끌어당기고 있어서다.
국내 스타트업 관심 시장 북미>동남아>일본 순
6일 한국무역협회의 '스타트업 수출 현황 및 수출 활성화 정책 제언'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스타트업이 관심 있는 수출 시장 순위에서 일본(42.4%·중복응답)이 3위를 차지했다. 1,000달러 이상 수출하는 스타트업 349개사를 대상으로 올해 4월 15~24일 설문조사한 결과다.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스타트업들은 1위 북미(56.1%)나 2위 동남아(46.4%) 시장을 가장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4위를 차지한 중국(38.1%)이나 유럽연합(37.5%)보다 일본 진출을 바랐다. 올해 3월 5일 일본 정부가 라인야후에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를 재검토하라'며 1차 행정지도를 발표한 후 일본 정부의 관치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졌지만 여전히 일본 진출을 선호하는 스타트업이 많다는 의미다.
이런 현상은 일본 정부가 IT 기업을 유인할 당근책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KOTRA)의 '일본 디지털 전환(DX) 전략과 새로운 진출 기회' 보고서를 보면 일본 정부는 DX 투자촉진세제(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관련 투자에 대해 3%의 세액 공제 혹은 30%의 특별상각 인정), 중소기업경영강화세제(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설비투자 전액에 대해 즉시상각 또는 10%의 세액 공제 인정) 등 IT 관련 세제 혜택을 도입했다. 'DX 인증제도'를 통해 설비투자 자금 융자 금리도 우대해준다.
디지털 인력 부족한 일본, 한국에 기회요인 될까
일본은 디지털 인력과 기술이 부족하다 보니 해외 DX 기업 유치에 적극적이다. 스타트업 육성·지원 정책을 이끄는 부처인 스타트업담당국의 주요 업무 중 하나가 해외 기업의 일본 진출을 돕는 일일 정도다. 이 때문에 코트라는 보고서에서 "일본은 제조공정 자동화나 물류 효율화부터 승차 공유, 노인 간병 모니터링 등 전 산업에 걸쳐 디지털 기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우리 기업에 기회 요인"이라고 봤다. 일본 진출을 준비하는 국내 스타트업 관계자도 "한국은 이미 DX 전환을 이뤄 시장이 정체됐지만 일본은 시작 단계에서 선점하고 싶어 하는 플랫폼사가 많다"고 말했다.
다만 라인야후 사태가 보여주듯 데이터 보안 문제는 국내 기업이 주의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라인야후의 개인정보 유출은 네이버클라우드 협력사 개인용컴퓨터(PC)에 몰래 심어져 있던 악성코드가 네이버클라우드 서버를 타고 라인 시스템에 접근하면서 발생했다. 강철호 원티드 재팬 대표는 "라인야후 사태는 일본 기업과 국민들이 개인정보 문제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앞으로 일본 진출을 준비하는 스타트업이 보안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언제든 문제의 당사자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MZ조폭 돈자랑, 툭하면 난투극… 검찰총장 “폭력배엔 관용 없어” | 한국일보
- 심수봉, 나훈아와 무슨 인연? 3억 저작권료 효자곡 밝힌다 | 한국일보
- '비밀 거울 통해 여성 선택' 베트남 데이트 카페 논란... 주 고객은 한중일 관광객 | 한국일보
- 현충일 아파트 창문에 욱일기가 '펄럭'···"분노 치민다" 시민 공분 | 한국일보
- 교감에 침 뱉고 뺨 때린 초등생… 이전에도 교사·학생 때려 2번 강제전학 | 한국일보
- 휴대폰 수리 맡겼더니···집에 가져가 사진첩 훔쳐본 수리기사 | 한국일보
- 김정숙 '인도행' 동행한 고민정 "기내식, 특별하지 않았다" | 한국일보
- "치매도 정복"… 기적의 맞춤약 'RNA 처방' 시대 성큼 | 한국일보
- 윤 대통령 "北 위협 좌시하지 않겠다… 평화는 힘으로 지키는 것" | 한국일보
- 그의 한 마디에 벌집 쑤신 듯했던 포스코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