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범어사 이어 주민 동의로…속도내는 ‘금정산 국립공원’

2024. 6. 7.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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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금정산의 국립공원화를 가로막았던 큰 걸림돌이 제거됐다.

금정산 상당 부분을 소유한 범어사와 양산시가 최근 지정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공식 표명한 것이다.

부산의 진산 금정산이 24번째 국립공원으로 업그레이드될 날이 가까워졌다.

금정산의 국립공원 지정은 지난 5년간 부산시가 야심차게 추진했으나 답보 상태에 빠진 난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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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답보상태 큰 걸림돌은 제거
경계 확정 서둘러 지정 차질 없어야

부산 금정산의 국립공원화를 가로막았던 큰 걸림돌이 제거됐다. 금정산 상당 부분을 소유한 범어사와 양산시가 최근 지정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공식 표명한 것이다. 범어사는 그동안 개발제한구역 해제와 임도 개설 등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내세우며 반대해왔으나 최근 신임 주지와 방장 취임 이후 기류가 달라졌다. 국립공원 지정의 피해보다 혜택이 많고 도심 사찰의 사회적 역할에 전향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보였다는 것이다. 양산시 역시 사송신도시 등 주변 여건과 주민 여론 변화를 반영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부산시는 이달 중 범어사를 비롯해 이해 관계 지자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지난 수년간 여건 변화와 요구를 반영하기 위한 공원 경계 조정작업이 곧 시작되고, 지난해 중단한 전략환경영향평가도 재개된다. 부산의 진산 금정산이 24번째 국립공원으로 업그레이드될 날이 가까워졌다.

부산의 진산으로 사랑받는 금정산의 정상 고당봉. 국제신문 DB


금정산의 국립공원 지정은 지난 5년간 부산시가 야심차게 추진했으나 답보 상태에 빠진 난제였다. 그 배경엔 금정산의 소유 특성이 있다. 73.6㎢ 넓이의 금정산은 국공유지가 18%에 불과하고 사유지가 82%에 달한다. 사유지 중 8%가 범어사 소유다. 행정구역상으론 부산 기초지자체 6곳(동래 금정 북 연제 사상 부산진)과 경남 양산에 걸쳐 있다. 동의가 필요한 이해당사자가 많고 복잡한 것이다. 부산이 미적거리는 사이 2년이나 늦게 출발한 대구 팔공산은 지난해 23번째 국립공원이 되었다. 늦게 나마 협의가 원만히 마무리되면 남은 절차를 진행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다.

금정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 혜택은 하나 둘 아니다. 관리 주체가 지자체에서 국가로 격상되기 때문에 여러 행정구역에 걸쳐 있는 산을 종합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 예산 투입도 훨씬 수월해진다. 무등산 국립공원은 지정 첫 3년간 총 411억 원이 편성됐는데 이를 통한 생산유발효과는 3배가 넘는 1300억 원으로 추산됐다. 금정산의 경우 연간 투입 예상 국비만 260억 원, 관광 인원은 연 4300만 명이나 된다. 이것만으로도 유무형 혹은 직간접 효과를 충분히 가늠할 수 있다. 무엇보다 최초 도심형 국립공원으로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부산시는 현재 국가정원(삼락)과 국가도시공원(을숙도 맥도)을 추진 중이다. 금정산과 낙동강 일대의 연계 공원화로 발생할 시너지 또한 엄청나다.

범어사와 양산시 동의로 큰 산을 넘은 건 분명하지만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남아 있다. 땅 소유주 중에는 토지 이용이나 개발 제한 등을 우려해 국립공원에 반대하는 이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한다. 금정구와 부산진구 주민 의사도 변수다. 이들이 끝까지 이의를 제기하면 공원 지정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부산시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 보다 국립공원 효용성을 성의 있게 설명하고 설득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하는 이유다. 시간 허비는 지금까지만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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