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부울경 메가시티가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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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가 이렇게 됐나!"하는 말을 요즘 주변에서 자주 듣는다.
대구 경북이 행정통합을 추진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정부가 적극 지원을 약속하는 등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부산 울산 경남에서 터져 나오는 탄식이다.
부산 상공계는 4년 전 부울경 각계각층의 인사들로 구성된 산·학·관·민 합동기구인 동남권발전협의회를 발족시켜 메가시티 출범을 앞당기는 역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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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가 이렇게 됐나!”하는 말을 요즘 주변에서 자주 듣는다. 대구 경북이 행정통합을 추진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정부가 적극 지원을 약속하는 등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부산 울산 경남에서 터져 나오는 탄식이다. 안타까워하는 사람, 허탈해하는 사람, 화를 내는 사람이 하나둘이 아니다.
부울경 3개 시·도는 수도권 일극 집중을 타파하고 수도권 기능을 분산시켜 또 하나의 중심축을 만들기 위해 2년 전 전국 최초로 특별지방자치단체인 부울경 특별연합(메가시티)을 출범시켰다. 인구 800만 명의 우리나라 제2경제권과 원래 뿌리가 하나라는 지역적 특성에다 ‘우리가 먼저 하지 않으면 어디서 하겠는가’ 하는 자긍심이 들어있었다.
많은 사람이 메가시티가 왜 좌초됐는지를 아직까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3개 시·도를 비롯해 여러 기관 단체의 합의가 있었고, 지역주민들도 호응했다. 법적 제도적 문제도 대부분 해결됐고, 정부의 전폭적 지원 약속도 받았다. 메가시티는 어느 날 갑자기 출범한 것이 아니었다. 필자가 부산상의 회장이던 1990년대부터 수도권 집중을 막고, 동남권 경제공동체를 만들어 국토균형발전을 하려는 많은 논의와 연구, 시범사업 등이 꾸준하게 이어져 왔다. 그만큼 많은 기관과 단체, 관계 전문가들의 땀과 열정이 쌓여있다. 부산 상공계는 4년 전 부울경 각계각층의 인사들로 구성된 산·학·관·민 합동기구인 동남권발전협의회를 발족시켜 메가시티 출범을 앞당기는 역할도 했다.
대구 경북은 행정통합을 해서 500만 명의 한국 제2도시이자 직할시로 만들겠다고 한다. 직할시라는 말을 들으면 씁쓸해하는 시민도 있을 것이다. 부산은 1950년대 특별시 승격을 추진하다 서울의 반대 등으로 성공하지 못했으나, 1963년 결국 전국 유일의 직할시가 됐다.
동남권은 조선 자동차 등의 제조업을 기반으로 성장했으나 제조업 침체로 청년인구 급감과 GRDP(지역 내 총생산) 감소 등 경제적 위상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반면 수도권은 판교테크노밸리 등에 IT 등 고부가가치 산업이 집중되고 많은 일자리가 생겨나면서 비수도권 고급 인력을 계속 흡수하고 있다. 앞으로도 수도권 집중은 가속화될 것이고, 비수도권의 인구절벽과 지방소멸 역시 가속화될 것이다. 메가시티는 위기를 맞은 동남권이 미래 성장동력을 얻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다. 그 밖의 대안은 찾지 못하고 있다. 광역지자체 간 연합이나 통합이 쉬울 리 없다. 그러나 일본의 간사이광역연합이 성공했고,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여러 선진국에서도 광역지자체들이 수도권에 대응하는 제2 경제권을 만들어냈다.
광역지자체들의 특별지자체 설립은 대전·세종·충남·충북 등 충청권과 광주·전남·전북 등 호남권도 추진하고 있어 번져갈 것이다. 부산 울산 경남, 또 부산과 경남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지금 정치권을 비롯한 지역사회가 해야 할 일은 동남권의 생존과 발전에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한 번 더 살펴보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메가시티를 먼저 시작했다가 흐지부지 끝내고 다른 지역이 나서자 뒷북을 치는 일만은 없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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