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0개사 공동도급 2개사로 제한, 대형건설사 입찰 기피(종합)
- 총 사업비 10조로 엄청난 규모
- 다른 공사수주 어려운 점도 작용
- 업계 “재유찰 땐 공기 지연될 것
- 3개사로 늘리는 등 조건 바꿔야”
가덕도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의 ‘입찰참가자격 사전 적격심사’(PQ)가 유찰되면서 대형 국책사업이 출발부터 삐걱거린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업비 10조5300억 원으로 공정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공사의 1차 입찰이 무위로 돌아간 만큼 공기 지연을 불러올 수 있어서다.
▮업계 “예견된 유찰” 꼬집어
6일 업계는 PQ 유찰이 진작부터 예견됐다고 꼬집었다. 국토교통부가 시공능력평가액 상위 10개의 공동도급 허용 범위를 2개 사로 제한하는 입찰공고를 지난달 17일 낸 것이 결정적이었다. 특히 총사업비가 막대한 가덕도신공항 건설 공사 특성상 연합체(컨소시엄)를 이끄는 주간사로 참여하면 공항이 완공되는 2029년 12월까지 다른 사업 수주가 어렵다는 점이 대형 건설사들의 참여를 주저하게 만든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그동안 업계는 사업비 규모나 바다와 육지에 걸쳐 공사를 해야 하는 어려움 등을 고려하면 최소 3개사 이상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예기치 못한 상황 발생으로 공사가 제대로 진척되지 못할 때의 변수를 생각하면 2개사가 감당할 부담이 크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일부에서는 817억 원으로 책정된 설계비가 너무 적다는 불만도 나왔다. 설계비를 산정하면서 통상적으로 이용하던 ‘공사비 요율 방식’이 아니라 ‘실비 정액 가산 방식’을 적용한 것이 이례적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국토부는 일정 규모 이상의 공사에서는 시공능력평가액 상위 10대 건설사 중 2개사까지만 공동도급을 허용한다는 관련 법규 등을 바탕으로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설계비 책정 기준에도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각 기업은 국책사업인 가덕도신공항 건설의 참여 여부를 면밀하게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몇몇 건설사가 다른 기업과 컨소시엄 구성을 위해 접촉을 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모 기업은 별도 조직을 꾸려 시험 시공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들 기업도 결국 현재의 공고 조건으로는 사업성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재입찰 공고에 대해서도 조건 변경이 없으면 1차 때와 비슷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한다.
국토부는 1차 공고 때와 같은 조건으로 오는 24일 PQ 신청서와 공동수급 협약서를 접수한다. 국토부는 한 번에 입찰이 이뤄지지 않는 사례가 적지 않은 대형공사 특성상 이번 1차 유찰이 전체 공정 지연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재입찰에서도 유찰되면 그때는 공고 조건 변경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업계와 지역사회는 국토부가 안일한 대처를 한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PQ 신청서 제출 기간을 앞두고 공공연하게 유찰 전망이 나돌았음에도 국토부가 이를 무시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정부와 업계가 대형 국책공사를 둘러싸고 힘겨루기를 했다는 분석도 있다.
▮재유찰 시 공기 지연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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