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에 비품값 4배 받은 ‘갑질 사업주’

세종=김도형 기자 2024. 6. 7.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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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가맹점이 수백 곳을 훌쩍 넘는 대형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A사는 최근 주요 원재료의 가격이 내렸음에도 여러 차례에 걸쳐 제품 가격을 크게 올렸다.

이렇게 해서 막대한 영업이익을 내면서도 A사는 사주의 자녀가 소유한 특수관계법인이 이익을 챙길 수 있도록 가맹점에 대한 '갑질'을 포함한 편법 지원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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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탈세자 55명 세무조사
허위광고로 회비 갈취 불법리딩방
사주 도박에 회삿돈 빼돌린 업체 등
“민생침해 탈세에 강력 대응할 것”


전국 가맹점이 수백 곳을 훌쩍 넘는 대형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A사는 최근 주요 원재료의 가격이 내렸음에도 여러 차례에 걸쳐 제품 가격을 크게 올렸다. 이렇게 해서 막대한 영업이익을 내면서도 A사는 사주의 자녀가 소유한 특수관계법인이 이익을 챙길 수 있도록 가맹점에 대한 ‘갑질’을 포함한 편법 지원에 나섰다.

A사는 사주의 자녀가 운영하는 법인이 판매하는 비품을 시가보다 3배가량 비싸게 매입한 다음, 가맹점에는 시가의 4배에 이르는 가격으로 판매해 부담을 전가했다. 또 거액의 자금을 빌려준 다음 이자를 받지 않고 원금도 장기간 돌려받지 않는 방식으로 사주 자녀의 법인을 부당하게 지원하기도 했다. 이 회사 사주는 수십억 원의 연봉을 받아 챙겨 급여가 동종업계 사주의 3배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6일 국세청은 이처럼 가맹점을 상대로 갑질을 벌인 유명 외식업체를 포함한 민생침해 탈세자 55명에 대한 전국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 대상에는 A사를 포함한 18곳의 유명 외식업체와 16곳의 불법 리딩방 업체, 9곳의 주가조작·스캠(사기)코인 업체 등이 포함됐다.

불법 리딩방 업체인 B사의 경우 유명 연예인을 앞세워 “무조건 300%”, “환불 보장”과 같은 허위, 과대 광고로 유료 회원을 끌어모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간 수천만 원에서 1억 원 이상의 회원비를 받아 챙긴 이 업체는 회원이 환불을 요구하면 폐업하는 이른바 ‘모자 바꾸기’ 수법으로 투자자의 돈을 갈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회사 사주 일가는 이 수익금을 이용해 고가 수입차 여러 대를 법인차량으로 등록해 사적으로 이용하고 골프장과 특급호텔을 이용하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영위하기도 했다.

주가 조작이나 코인 관련 허위 정보로 투자금을 편취한 업체 9곳도 탈세 혐의를 받고 있다. C사는 유망 기업을 인수해 신규 사업에 진출할 것처럼 허위 공시를 하는 수법으로 주가를 급등시킨 뒤 매매거래 정지 직전에 주식을 팔아 치우는 방식으로 시세 차익은 거두면서 세금은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 독점적인 시장 구조에서 큰 이윤을 거두면서 회삿돈을 빼돌려 사주의 카지노 도박 자금을 대준 음료 제조업체 등도 국세청에 덜미를 잡혔다. 수요층이 탄탄한 커피·탄산음료 등을 납품하는 음료 제조업체 D사의 사주는 법인 계좌에서 10억 원이 넘는 자금을 유출해 여러 차례 강원랜드의 카지노 칩을 구매했다가 적발됐다. 이 회사는 실제 일하지 않는 사주 자녀에게 급여를 지급한 사실도 드러났다. 국세청 관계자는 “고물가 상황을 이용해 사익을 취하고 금융자산 투자 열기를 악용한 사기성 정보로 투자자에게 큰 피해를 입히는 등의 민생침해 탈세에 앞으로도 강력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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