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프란츠 카프카의 편지
체코에서 태어나 독일어를 쓴 유대인 소설가.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 프란츠 카프카(1883~1924년) 이야기다.
“세일즈맨 그레고르 잠자는 어느 날 아침 눈을 뜨자 자신의 몸이 이상하게 변해 있는 것을 발견한다. 자신의 몸이 어느 사이에 무수한 다리를 지닌 한 마리 커다란 벌레로 바뀌어 있었던 것이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라고 생각해 보았으나, 분명히 꿈은 아니었다.”
필자는 고교 시절 이 작가의 ‘변신’ 첫 구절을 보고 숨이 막히는 것 같았다. 어떻게 이렇게 쓸 수 있을까. 한마디로 경이로웠다.
카프카는 소설이라는 장르의 문학작품과 별도로 친구나 연인에게 편지를 자주 썼다. 편지를 통해 문학세계를 엿볼 수도 있는 작가다.
최근 카프카가 쓴 편지가 최고가에 경매된다는 소식이 들린다. 우리 돈으로 1억6천만원이다. 외신에 따르면 국제경매업체인 소더비가 그의 한 장짜리 편지에 대한 경매를 런던에서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오스트리아 시인이자 친구였던 알베르트 에렌슈타인에게 보낸 독일어로 된 한 쪽짜리다. 편지에는 “걱정이 내면에 침투해 글쓰기를 중단했다”는 고백도 담겼다.
소더비 측은 이 편지는 그가 깊은 불안과 작품의 무익 등에 대한 걱정과 씨름하면서 썼다고 분석했다. 글쓰기가 그에게 얼마나 강렬한 욕구였으며 깊은 내적 힘을 요구했는지를 보여 준다고도 평가했다.
카프카가 이 편지를 썼을 때 결핵을 앓고 있었지만 체코의 언론인이자 작가였던 밀레나 예센스카와 열애를 시작했다. 건강 악화에도 예센스카의 지원으로 문학적 열정을 불태웠다. 그는 이 편지에서 3년간 아무것도 쓰지 않았고 지금 출판된 건 오래된 것들이며 다른 작품도 없고 새로 쓰기 시작한 작품도 없다고 한탄했다.
그는 짧은 생애 동안 불안과 절망, 고립 등과 싸웠지만 창작 과정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다. 신록이 짙어 가는 계절에 들으니 애달프다.
허행윤 기자 heoh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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