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종교] 호국선열의 은혜
평소 대한민국에 대한 소중함과 감사함을 느끼고 살아가는가?
마치 늘 마시고 있는 공기와 물은 당연한 것이기에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 풍요도 당연한 권리라고 여기기에 감사하게 생각하기 어렵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리가 있기 이전부터 우리나라가 있었고 더 나아가 우리나라를 지켜주고 희생하셨던 분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 있기에 지금의 우리가 존재하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호국보훈의 달인 6월에는 우리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수많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을 추모하는 현충일과 1950년 동족상잔의 비극이 벌어졌던 6·25전쟁이 있었던 달이다. 6월 한 달은 애국심과 호국선열의 은혜를 생각하면 좋겠다.
인도 역사상 최초의 통일국가를 이뤄낸 아쇼카왕은 부처님 열반 후 130년에서 200여년 뒤의 실존 인물로 마우리아 왕조의 세 번째 왕이다. 그는 기원전 3세기경 인물이지만 지금도 인도인들의 추앙을 받고 있는 역대 가장 위대한 왕 중의 왕인 전륜성왕으로 추앙받고 있다. 아쇼카왕의 삶은 굉장히 드라마틱하다. 아쇼카는 왕이 되기까지 98명의 배 다른 형제를 다 죽이고서야 비로소 왕이 된다.
그가 죽이지 않은 형제는 친동생 비타쇼카와 스님이 된 띳샤뿐이었다고 한다. 이렇게 왕이 되기 위해 잔악무도했던 그가 가는 곳은 어디나 죽음과 정복뿐이고 자비는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짠다쇼카(사악한 아쇼카왕)’라고 불렀다. 그러나 통일을 완성한 그는 수많은 시체와 포로들을 지켜보며 괴로움을 느끼게 되고 우연히 한 스님과의 긴 대화 속에 가르침을 받고 불교에 귀의하고 새로운 삶을 살게 됐다. 결국 약한 나라를 보호하고 지켜주며 자비를 베풀어 행복한 삶을 살도록 이끌어 주는 위대한 왕이 된다.
법구경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전쟁에서 백만 대군을 정복하는 것보다 하나의 자신을 정복하는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전쟁의 가장 큰 승리자다. 다른 사람을 정복하는 것보다 참으로 자신을 정복하는 것이 더 낫다. 자기를 다스린 사람, 항상 절제 속에 살아가는 사람. 그 어떤 신도 모두 이 같은 사람의 승리를 패배로 만들 수 없다.”
아쇼카왕의 이야기처럼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하더라도 진정한 승리자가 된 것은 아니다. 겉으로는 승리자인 것처럼 보이지만 내면에서 차오르는 끝없는 욕심과 분노와 어리석음을 정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내면을 다스리지 못하는 사람은 평생 패배자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자기 자신을 잘 다스리고 절제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언제 어느 곳에서든지 가장 멋진 승리자다.
내면의 승리자가 많아지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조화롭고 평화로운 세상이 될 것이다. 철저한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나’는 홀로 존재할 수 없음을 깨닫고 ‘나’를 둘러싼 주위의 수많은 인연들과 관계를 주고받으며 살아가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지금의 풍요와 자유는 우리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호국선열의 희생이 있기에 가능했음을 생각해야 한다. 그분들의 은혜에 감사하면서 이 세상을 좀 더 행복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마음을 모으고 힘을 보탰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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