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끊이지 않는 건설현장 추락사, 더이상 방치 안 된다

경기일보 2024. 6. 7.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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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 추락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캠페인과 교육을 진행해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전국 산업현장 사고 사망자(근로복지공단 승인 기준)는 812명이다. 이 가운데 건설업종 사망자는 356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43.8%에 이른다. 특히 건설업 사망자의 198명(55.6%)은 추락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올해도 추락 사고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일 진주의 폐공장 철거공사 중 지붕 채광창이 깨지면서 재해자 1명이 8m 아래로 떨어져 사망했다. 이튿날인 3일에는 양평의 보수공사 현장에서 지붕 위에서 패널 절단 작업 중이던 재해자 1명이 4m 아래 바닥으로 추락해 숨졌다. 이달 4일에도 김포의 공장 건설현장을 살펴보던 70대 남성이 추락해 숨졌다.

지난 4년간(2020~2023년) 경기도내 건설현장에서 추락으로 인한 사망자가 228명에 이른다. 건설현장 전체 사망자 288명 중 79.1% 정도다.

추락 사고는 통상 작업발판이나 통로용으로 설치된 임시 가설구조물인 비계에서 발생한다. 때문에 작업발판 및 안전난간 설치, 안전모 착용, 안전대 착용 등 준비 단계에서의 대비가 필수다. 사고 예방을 위한 추락방호망 설치도 의무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생명과 안전을 위협한다.

본보 기자가 추락방호망 설치 실태를 점검했다. 지난 3일 수원시 금곡동에 8층 높이 신축 공사가 진행 중이었는데 추락방호망이 설치되지 않았다. 같은 날 군포시 금정동의 공사현장도 마찬가지였다. 기본적인 안전장치인 추락방호망이 없는 상태에서 뾰족한 철근들이 설치된 곳을 왔다 갔다 해 아찔해 보였다.

공사장 내 추락방호망 설치 의무화가 시행된 지 8년이 지났지만 현장에선 지켜지지 않으니 사고 위험이 높을 수밖에 없다. 추락방호망 외에 다른 것들도 비슷하다. 도내 공사장의 시정요청 건수는 2021년 4만819건, 2022년 7만8천559건, 2023년 9만452건 등 매년 늘고 있다. 안전불감증이 개선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고용노동부는 건설현장 추락 사망사고 예방을 위해 특별집중단속 기간을 정하고 점검·감독, 캠페인과 교육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작업자의 추락이나 낙하 같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교육 등은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에 규정돼 있다. 건설기술진흥법에도 구조물 붕괴사고 예방을 위한 교육 의무를 명시했다. 법과 제도를 마련해 놓고도 지키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지금까지 인명을 앗아간 사고의 대부분이 인재(人災)였다. 안전문화를 정착시켜 사고와 사망자를 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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