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2인 체제’ 두고 와글 “한동훈·유승민 입성할까 이상한 제도 들고 나와”

김정환 기자 2024. 6. 7.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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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 띄운 ‘2인(대표·수석최고위원) 지도 체제’를 두고 국민의힘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황 위원장은 현행 단일 지도 체제를 집단 지도 체제로 변경하는 문제를 두고 당내 의견이 갈리자 절충안으로 ‘2인 지도 체제’를 제안했다. 당대표 선거 1위가 대표를, 2위가 수석최고위원을 맡고 당대표가 사퇴할 경우 수석최고위원이 대표직을 승계하는 안이다. 그러나 6일 당내에선 반대 의견이 잇따라 나왔다. 국민의힘에선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과 유승민 전 의원의 지도부 입성 가능성 때문에 황 위원장이 이도 저도 아닌 이상한 지도 체제를 들고 나온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첫목회 간사인 이재영(서울 강동을 당협위원장) 전 의원은 이날 2인 지도 체제 도입과 관련해 “절충형으로 가는 건 저희도 동의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첫목회 소속 이승환 서울 중랑을 당협위원장도 “보수의 다양성을 다 다루는 순수 집단 지도 체제와 달리 2인, 3인 하이브리드 체제는 (취지가) 왜곡될 수 있다”고 했다. 윤희숙 전 의원도 2인 지도 체제에 대해 “봉숭아 학당으로 가는 길을 여는 기계적 절충은 의미가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 사이에서도 반대 의견이 많다. 한 재선 의원은 “2인 지도 체제로 개편하면 차기 대선 주자가 당대표에 당선될 경우 오히려 수석최고위원 권한이 더 커지는 권력 역전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당헌에 따르면, 당 대표가 대선에 나가려면 임기가 남았더라도 대선일 1년 6개월 전(2025년 9월)에 조기 사퇴해야 한다. 이에 따라 당대표가 사퇴할 경우 대표직을 승계하는 수석최고위원이 2026년 6월 전국 동시 지방선거 공천권을 행사하게 돼 초반부터 대표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에선 “2인 지도 체제는 당 대표와 수석최고위원이 대립할 경우 당이 둘로 쪼개질 우려가 있다”고 했다.

황 위원장은 주변에 “당대표 사퇴로 비대위 출범이 반복되는 걸 막기 위해 2인 체제를 고안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민의힘 관계자는 “단일 지도 체제 아래서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당대표를 맡게 될 경우 그의 권한이 너무 세질 수 있고, 집단 지도 체제로 변경하면 반윤(反尹) 성향의 유승민 전 의원이 지도부에 입성할 공산이 큰 게 부담되자 2인 지도 체제를 고안한 것 아니냐”고 했다. 다만 비대위원을 맡은 김용태 의원은 “황 위원장은 (지도부가) 안정적인 리더십을 발휘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당대표·부대표 체제’ 아이디어를 냈고 나는 나쁘지 않게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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