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주가 60% 폭등한 TSMC… 대만 증시보다 더 유리한 투자처는?
최근 한국 주식시장이 미국·일본 등 글로벌 랠리(상승장)에서 소외됐다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대만 증시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도 늘고 있다. 한국과 대만의 시가총액은 2020년 중순까지만 해도 유사한 규모였다. 하지만 지난해 들어 대만이 크게 앞서 나가기 시작해 시가총액 격차가 최근 690조원쯤까지 벌어졌다. 이런 차이에는 대만 대표 주식인 TSMC, 국내 대표 주식인 삼성전자의 주가 추이가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올해에도 첨단 반도체 수요 증가 등으로 대만의 경제성장률이 3%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대만 투자에 대한 관심도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한국·대만 시가총액 격차 690조원
6일 한국거래소, 대만증권거래소 등에 따르면, 한국(코스피)과 대만(가권지수)의 상장기업 시가총액의 격차는 지난달 31일 약 690조원에 달했다. 한국 코스피 시가총액은 2151조원, 대만 가권지수 시가총액은 2846조원이었다. 한국과 대만의 시가총액은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까지만 해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다가 지난해 말쯤부터 대만이 우위를 굳히기 시작했다.
대만은 국내총생산(GDP)으로만 보면 한국의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대만 주식시장 규모가 한국보다 월등하게 커진 데에는 대만 대표 기업인 TSMC 주가의 급격한 상승세가 영향을 줬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인 TSMC는 대만 주식시장의 31%쯤을 차지하고 있다. 엔비디아 등 글로벌 IT 기업에 첨단 반도체를 공급하는 TSMC는 올해에만 주가가 60%쯤 올랐고, 미디어텍·ASE 등 대만 반도체 기업들도 ‘TSMC 효과’를 보면서 주가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17%쯤 차지하는 삼성전자 주가는 올 들어 2.76% 하락했다. 그나마 한국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 주가가 올해 36%쯤 오르며 대만과의 시가총액 격차가 벌어지는 걸 방어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대만 가권지수는 지난 1년간 30.7%가량이 상승했지만, 코스피는 2.85% 상승에 그쳤다. 블룸버그통신은 “대만이 반도체 설계부터 서버 제조 분야까지 AI 반도체 공급망 생태계를 갖추면서 AI(인공지능) 최대 수혜국으로 떠올랐지만, 한국의 반도체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AI 반도체 노출도가 낮다”고 했다.
◇대만 투자 시 ‘이중 환전’ 유의
대만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자 국내 투자자들의 대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대만 주식 보유액은 올해 1월 998만달러(약 137억원)에서 3월 1053만달러(약 144억원), 5월 1097만달러(약 150억원) 등으로 늘고 있다.
대만 증시 투자 방법은 대만이나 미국에 상장된 대만 기업 주식에 직접 투자하거나 ETF(상장지수펀드) 등을 통한 간접 투자로 크게 나눌 수 있다. 국내에서 대만 주식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는 유안타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이 있다. 한국 시각으로 오전 10시~오후 2시 30분 대만 주식 정규장이 열리고, 거래 단위는 1000주다. 이보다 주식 수가 적은 단주 매매는 일부 증권사를 통해 가능하다.
그런데 TSMC 투자에만 관심이 있다면 TSMC가 미국 증시에서 발행한 ADR(주식예탁증서)을 사는 걸 우선 고려해 볼 수 있다. TSMC ADR 1주는 대만 TSMC 5주와 교환이 가능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만 증시에 투자하려면 원화에서 달러, 달러에서 대만 달러로 이중 환전을 해야 해 환전 수수료가 두 번이 들어간다”라며 “미국 증시에 상장된 TSMC의 ADR을 사거나 원화를 대만 달러로 한 번에 환전해주는 증권사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대만 ETF 통한 간접 투자
펀드나 ETF(상장지수펀드)를 통해 대만 주식시장에 간접 투자하는 것도 가능하다. 현재 국내엔 TSMC·청화텔레콤 등 대만 기업 일부를 담은 ‘KODEX 한국대만IT프리미어’, ‘TIGER 글로벌온디바이스AI’ 등의 ETF가 있다.
대만 증시에 상장된 ETF도 투자할 수 있다. 올 들어 수익률이 가장 높은 ETF는 ‘Yuanta/P-shares Taiwan Top 50 ETF’로 지난달 30일 연초 대비 수익률이 30.9%에 달했다. 이 ETF는 대만 시가총액 상위 50개 기업의 주가로 만든 지수인 ‘TSEC50′을 추종한다. 현금배당, 재무 현황 등이 탄탄한 대만의 기술주 기업 상위 40개를 선별해 만든 지수를 추종하는 “Fuh Hwa Taiwan Technology Dividend Highlight ETF’ 등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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