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범에 이어 테스형까지…꽃범호의 독한야구? KIA 압도적 1위 아니다, 믿음의 야구만 능사 아니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꽃범호의 독한야구인가.
개막 후 2개월간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의 스타일을 굳이 예전 감독들과 비교하면, 한화 이글스 시절 스승 김인식 전 감독과 닮은 측면이 있다. 선수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선수들이 야구를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데 주력했다.
직접 선수들과 소통하면서 경기플랜을 짰다. 타순, 불펜 기용순서 등을 되도록 고정했고, 작전 개입도 많이 하지 않았다. 멤버 구성이 워낙 좋아 가능한 스타일이긴 하지만, 이범호 감독은 야구는 선수가 하며 감독은 조력자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지도자다.
그러나 KIA는 5월부터 다소 경기력이 널을 뛴다. 부상자가 속출하고 돌아오기를 반복하는 와중에서 불펜투수들의 에너지가 꾸준히 떨어졌다. 이의리와 윌 크로우가 동시에 이탈한데다 타선까지 저조한 흐름을 타자 경기력이 내려가는 게 자연스러웠다.
그래도 4월9일부터 1위를 지키는 건 맞지만, 불안한 형국이다. 이런 상황서 6월의 시작과 함께 맞이한 KT 위즈,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6연전서 2승4패에 머물렀다. 결과도 결과지만, 특히 5일 롯데전은 경기력이 평소보다 더 나빴다.
특히 우익수 나성범이 1사 2루에서 평범한 뜬공을 잡고 아웃카운트를 착각해 내야에 빠르게 공을 던지지 않아 2루 주자가 3루를 돌아 홈까지 파고드는 일이 있었다. 이범호 감독은 이례적으로 나성범을 곧바로 교체했다. 6일 경기를 앞두고선 선수단 전체에 주는 메시지라면서, 문책성 교체를 인정했다.
그런데 이범호 감독의 문책성 교체는 6일 경기서도 있었다. 이번엔 소크라테스 브리토였다. 1-0으로 앞선 3회초 무사 3루였다. 박승욱이 선발투수 양현종의 초구 140km 패스트볼을 통타, 소크라테스가 버틴 중앙 외야로 타구를 생산했다. 소크라테스가 어렵지 않게 잡을 수 있는 타구였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타구를 잡지 못했다. 타구를 바라보며 천천히 뒷걸음했으나 타구는 자신의 머리를 넘어 원 바운드로 중앙 담장을 넘어갔다. 소크라테스가 팔을 뻗었으나 애당초 못 잡을 타구가 아니었다. 인정 1타점 2루타.
그러자 이범호 감독은 4회초 시작과 함께 소크라테스를 빼고 최원준을 중견수로 투입했다. 이 역시 소크라테스에 대한 문책성 교체라고 해석할 만했다. 이후 KIA는 6회말 김선빈의 동점 투런포, 8회말 김도영의 역시 동점 솔로포로 균형을 맞춘 뒤 김선빈의 결승타로 극적인 승리를 따냈다. 롯데와의 앞선 2경기서 유독 경기력이 좋지 않았으나 마무리는 좋았다.
그렇다고 해도 이범호 감독이 연이틀 문책성 교체 카드를 들이민 건 의미가 있다. 기본적으로 이범호 감독은 믿음의 야구를 하지만, 기본에 어긋난 플레이 플레이를 하는 선수들까지 믿는 건 아니라는 메시지를 확고하게 전했다.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나지 않겠지만, 그래서 각성 효과는 분명히 기대할 수 있다.
실제 KIA는 여유 있는 1위가 아니다. 4월9일부터 1위를 놓치지 않고 있지만, 2위 LG 트윈스에 단 0.5경기 앞섰다. 7일부터 시작되는 두산 베어스~SSG 랜더스~KT 위즈와의 수도권 9연전서 1위를 내주지 말라는 법이 없다. 롯데전 연패를 어렵게 끊었지만, 안도의 한 숨을 쉴 때는 아니다. KIA가 이범호 감독의 메시지를 잘 곱씹을 필요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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