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값 치솟자… 다시 뜬 패밀리 레스토랑
가성비 좋아 직장인 점심장소 인기… 주말엔 계 모임·생일파티 장소로
지난 5일 낮 12시 서울 송파구 한식 뷔페 자연별곡 입구에는 대기 손님 120여 명이 대기 등록을 하고 매장 주변에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주로 인근 회사에서 식사하러 온 직장인들인데, 8~9명씩 무리를 지어 온 팀도 여럿이었다. 성인 기준 이곳의 주중 점심 가격은 1만9900원, 저녁은 2만5900원. 한 직장인은 “밖에서 김치찌개 백반에 커피 한 잔 마셔도 2만원 가까이 나온다. 여기선 비슷한 비용으로 뷔페식을 즐기고 커피와 후식까지도 먹을 수 있으니 훨씬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패밀리 레스토랑’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주중에는 외식 고물가에 지친 직장인들의 점심 회식 성지(聖地)가 되고, 주말이면 계 모임이나 청소년 생일 파티가 열리는 핫플레이스로 바뀐다. 콩국수나 삼계탕 한 그릇도 만 원짜리 한 장으론 어림없는 시대에 패밀리 레스토랑에서는 1만원 후반대로 배불리 먹고 커피와 디저트까지 한 번에 해결한다. 외식 물가가 천정부지로 오르는 요즘, 동네 뷔페 식당은 원재료 값을 버티지 못하고 폐업이 속출하지만, 기업형 패밀리 레스토랑은 가성비 식당으로 뜨고 있다.
◇주중에는 직장인 점심 회식의 성지
6일 한국소비자원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서울에서 점심 한 끼 가격은 평균 1만798원이다. 삼계탕은 평균 1만6885원, 삼겹살 200g 1인분(1만9981원)은 2만원에 육박한다. 반면, 대기업이 운영하는 뷔페식 패밀리 레스토랑은 평일 점심엔 1만2900원부터 이용할 수 있다. 대기업 유통망을 활용해 식자재를 대량 사들이는 덕분에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일반 식당보다 판매가를 낮출 수 있게 됐다.
피자를 뷔페식으로 먹을 수 있는 피자몰에선 초등학생은 주중과 공휴일 상관없이 9900원이다. 가격이 저렴한 데다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수 있어 초등학생 자녀를 키우는 부모 사이에서 생일 파티 장소로 인기다. 직장인 문모(29)씨는 서울 마포구 빕스에서 동창 모임을 하면서 3만원도 쓰지 않았다. 주말 샐러드바 가격은 1인당 4만7900원인데 통신사 할인(15%), OK캐쉬백 포인트 차감, 신용카드 청구 할인까지 받은 덕분이다.
서울 도심 비즈니스호텔에서 운영하는 뷔페도 직장인들 사이에서 인기다. 서울 중구 명동에 있는 소테츠호텔즈 더 스프라지르 호텔의 점심 뷔페는 1만5900원으로 예약 경쟁이 치열하다. 서울 중구 그레이스리서울 호텔(1만6500원)도 가성비로 유명하다.
◇가성비 인기 끌면서 신규 매장도 늘어
2000년대 들어 가족 외식 장소로 패밀리 레스토랑이 인기를 끌었지만, 비슷한 콘셉트의 브랜드가 ‘우후죽순’ 생기면서 2010년대 중반부터 시장 침체를 겪었다. 2016년 베니건스가 국내에서 철수하고, 2020년 세븐스프링스도 사업을 접었다. 한때 점포 수가 100개에 육박했던 빕스는 2023년 20여 곳으로 줄기도 했다.
이에 패밀리 레스토랑 업체들도 식당 콘셉트를 재정비하고 신메뉴 개발과 매장 리뉴얼 등의 노력을 거듭했다. 여기에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가성비까지 부각한 패밀리 레스토랑은 최근 매장이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이랜드이츠가 운영하는 애슐리퀸즈는 작년 말 전국에 77곳의 점포가 있었는데, 올해 4월 말엔 90곳으로 늘었다. 올해 말까지는 120곳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BHC그룹이 운영하는 아웃백은 2021년 3928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4576억원으로 16.5%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물가는 올라도 손님들의 입맛이 상향 평준화됐기 때문에 가격 인상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프리미엄 전략을 쓴 게 통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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