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신중한 撤軍

이홍렬 기자 2024. 6. 7. 00:3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내 선발전 결승 2국 <흑 6집반 공제·각 1시간>
白 이창석 九단 / 黑 김다빈 二단

<제12보>(141~176)=한쪽이 돌을 거둘 때까지 승패를 단정해선 안 되는 게 고수들의 바둑이다. 곧 쓰러질 듯 비칠거리다가도 거꾸로 추격병을 몰살하는 장면이 심심치 않게 벌어진다. 도처에 복병(伏兵)이요 발길 내딛는 곳마다 덫이다. 종반으로 향할수록 유리한 쪽이 뒤진 상대보다 몇 배 더 신중해지는 것은 그런 경우를 수도 없이 경험해 보았기 때문이다.

백이 △에 뻗은 장면. 141로 연결한 것은 어쩔 수 없다. 142 자리에 한 칸 뛰면서 차단 공격하고 싶지만 중앙과 우하귀 흑이 모두 취약해 두 쪽 모두 무사하기 어렵다. 퇴로를 확보한 백은 142부터 148까지 뒤도 안 돌아보고 철군(撤軍)을 서둔다. 불리한 형세였다면 아마도 이 같은 안전 일변도 전략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152도 조심스러운 정착. 자칫 이 수로 욕심을 부려 참고도처럼 우변 흑을 잡으러 갔다가는 거꾸로 잡힌다. 8까지 백의 수 부족. 155로 조인 순간 좌상귀 백 10점과 흑 5점은 ‘빅’이 됐고, 그래서 156, 158 보강도 필수다. 162를 소홀히 했다간 흑 ‘가’를 당해 중앙 백 대마의 허리가 끊긴다. 168~176도 빈틈 없는 대응. 이 판은 200수까지 진행돼 백 불계승으로 끝났으나 여기서 줄인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