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떠난 길 위에 남은 시 아득한 그리움의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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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 한용운과 무산 조오현 문학 연구의 권위자로 꼽히는 권영민 문학평론가(설악만해사상실천선양회 이사장)가 만해 한용운 시전집 '님의 침묵'과, 무산 조오현 시전집 '적멸을 위하여'를 잇따라 펴냈다.
권영민 이사장은 "한용운의 시는 비탄과 정한의 노래가 아니다. 님이 떠나버린 슬픔을 말하면서도, 그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님에 대한 새로운 기대와 신념을 강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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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민 문학평론가 엮어
만해스님 시 원문·현대어 병기
미국서 진행한 무산스님 대담도
만해 한용운과 무산 조오현 문학 연구의 권위자로 꼽히는 권영민 문학평론가(설악만해사상실천선양회 이사장)가 만해 한용운 시전집 ‘님의 침묵’과, 무산 조오현 시전집 ‘적멸을 위하여’를 잇따라 펴냈다. 약 50년의 시차를 두고 태어난 두 승려시인의 작품은 설악산 백담사를 한국 문학의 중요한 성지로 자리잡게 만들었다. 올해는 한용운 서거 8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님의 침묵’
“님만 님이 아니라, 기룬 것은 다 님이다. 중생이 석가의 님이라면, 철학은 칸트의 님이다. 장미화의 님이 봄비라면 마치니의 님은 이태리다. 님은 내가 사랑할 뿐 아니라 나를 사랑하나니라.”(한용운 ‘군말’ 중)
한용운은 일찍부터 한시를 썼는데, 이번 전집에는 일본 체류 중 쓴 한시와 3·1운동 직후 서대문형무소 수감 중에 쓴 옥중시 등이 포함됐다.
첫 시집 ‘님의 침묵’ 이후 변화한 한용운의 시적 면모도 살펴볼 수 있다. 일제강점기의 불합리성, 모순과 비리의 현실에 대한 비판적 의식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민족과 국가를 위해 투쟁한 행동적 실천가이면서도 분노를 감정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서정적 어조를 활용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된다.
책의 모든 시 작품은 현대어 표기로 고친 것을 앞에 싣고 그 원문을 발표 당시의 표기대로 수록했다. 까다로운 옛말이나 고유어는 주석을 붙여 설명했다. 한시의 경우 번역문을 앞에 싣고 한문 원전을 뒤에 실었다. 부록에는 권영민 이사장이 한용운의 삶과 문학세계를 풀어낸 ‘한용운 시의 새로운 이해’, ‘만해 한용운을 다시 읽다’와 연표가 포함됐다.
권영민 이사장은 “한용운의 시는 비탄과 정한의 노래가 아니다. 님이 떠나버린 슬픔을 말하면서도, 그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님에 대한 새로운 기대와 신념을 강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삶의 즐거움 모르는 놈이 죽음의 즐거움을 알겠느냐 ‘적멸을 위하여’
“그 옛날 천하장사가/천하를 다 들었다 놓아도/한 티끌 겨자씨보다/어쩌면 더 작을/그 마음 하나는 끝내/들지도 놓지도 못했다더라.”(조오현 시조 ‘마음 하나’)
조오현에게 시조는 영혼의 울림과 같다. 첫 시집 ‘심우도’부터 다섯 권의 시집을 낸 그는 ‘산에 사는 날에’, ‘만악가타집’, ‘절간 이야기’, ‘아득한 성자’ 등의 작품을 통해 선의 경지를 드러내왔다. 탈속의 세계로 올려놓은 대화적 공간에서는 불필요한 언어를 최대한 제거한다.
책 후반부에는 조오현의 시집 해제, 미국 버클리대에서 열린 권영민 이사장과 오현스님과의 대담도 실렸다. 오현스님은 이 강연에서 “시조는 흘러간 유행가가 아니다. 한국인의 영혼의 소리”라며 “조상 대대로 마음과 마음으로 전해 온 이 소리는 모든 한국인의 마음 속에 잠재돼 있다”고 했다. 김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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