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플러스+] 전망대만 덩그러니…활용안 세워 놓고 반년 넘게 답보
캠핑·산림레포츠 최적지 연구조사
둘레길 조성 등 산림엑스포 유산 연계
국비 112억원 규모 사후 활용안 제시
“솔방울전망대 수동 운용 경제성 낮아
수련시설 해지,관광시설 변경 활성화”
“고성군 직접 운영 군민 일자리 창출
단발성 아닌 적극적 개발방안 시급”
‘2023 강원세계산림엑스포’는 자타공인 성공행사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2023년 9월 22일부터 10월 22일까지 31일간 고성군 세계잼버리수련장 일원에서 펼쳐진 행사는 국제적 망신이란 오명을 쓴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 이후 치러진 행사로 주목받았다. 대회는 성공개최로 끝났다. 하지만 엑스포 유산의 사후 활용방안이 전무한 실정으로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2023 강원세계산림엑스포’ 사후활용 방안에 대해 집중 진단했다.
■ 사후활용계획 연구용역
산림엑스포 행사장은 대단위 야영시설을 도입하고 산림체험 시설을 설치하는 등 산림레포츠 공원의 최적지로 강점이 있다는 조사연구 결과가 나왔다. ‘2023 강원세계산림엑스포 행사장 사후활용계획’ 연구용역을 맡은 송곡대 산학협력단(연구진 심재학 선임연구원 등 6명)은 엑스포장으로 쓰인 강원 고성군 토성면 인흥리 714-2 강원도세계잼버리스련장 57만2914㎡의 부지와 시설을 활용해 ‘산림체험복합단지’를 조성, 활성화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연구진은 이 곳에 국비 등 112억원(추정사업비)을 들여 69동의 글램핑장(2만2200㎡), 67곳의 오토캠핑장(2만5000㎡), 156곳의 숲속 야영장(4만8800㎡), 600m의 짚라인 설치, 800m의 숲 위를 걷는 공중 산책로 ‘트리탑 로드’와 650m의 둘레길 조성 등을 통해 국내·외 최고의 산림체험시설을 도입, 산림엑스포 개최 성공의 유산을 이어나가자며 ‘엑스포 행사장 사후활용 종합마스터플랜’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인구 2만8000명의 고성지역이 임야가 79%를 차지하고, 3차산업 종사 비율도 72.9%를 점유하는 데다 관광객 수가 3년 연속 연 1000만명을 넘고 있어 지역·사회적 여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고성지역은 2020년 기준 캠핑 인구수가 지난 2019년(398만명)보다 132만명 증가한 연 530만명을 기록하는 등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인 것은 물론, 동해안권역에 바다와 산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대규모 캠핑장이 없어 경쟁력이 높다고 내다봤다.
기존 세계잼버리수련장과 산림엑스포 유산인 솔방울전망대·잣나무열매조형물에 이같은 체험시설까지 갖춘후 유·초·중·고·일반 등 연령별 맞춤형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연계하고, 레저·스포츠·축제 등을 개최하면 승산이 있다고 전망했다.
■ 연구용역 결과 납품후 진행상황
그러나 지난 1991년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 이후 방치됐던 고성세계잼버리수련장은 산림엑스포를 기점으로 다시 한번 우수한 환경과 입지조건을 재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세계적 유산을 활용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도 산림엑스포TF가 발주한 이 같은 사후활용계획 연구용역이 지난해 10월 납품, 도 지휘부에 최종보고 됐지만 반년이 넘도록 기본·실시설계에 들어가기는커녕 연구결과 마저 폐기 일보 직전에 놓이는 등 전혀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세계잼버리수련장과 세계산림엑스포 유산을 관리하는 도의 담당부서는 엑스포조직위 해체 이후 엑스포TF·엑스포청산단과 산림정책과·여성청소년과 등 여러곳으로 분산돼 있다 보니 관광자원 개발 차원의 종합적인 사후활용계획이 나오지 않고 있다.다만 담당부서에서는 산림엑스포의 랜드마크로 활용되다 종료된 후 운영이 중지된 채 추운 겨울을 나며 방치되고 있는 솔방울전망대에 대해 조만간 안전점검을 통한 소극적인 운영계획만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도 관계자는 “용역 대로 하기 위해선 세계잼버리수련장의 장기적인 활용계획에 대해 재원 마련을 포함한 종합적인 검토와 사용계획 확정을 통해 현재의 청소년수련시설을 해지하고 용도를 관광시설로 변경하는 것부터 선행돼야 하는데, 아직까지 부서 간 논의·협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잼버리수련장을 기존 운영방식 대로 일단 2025년까지 청소년수련시설로 운영을 하고, 솔방울전시관의 경우 6월 중 안전점검후 기능보강·보완조치를 빠르게 추진해 수련장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체험활동 시설로 개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공모를 통해 잼버리장을 위탁운영하고 있는 한국스카우트연맹은 “건축물이 아닌 구조물로 지어진 솔방울전망대는 실내가 아닌 외부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바람이 많이 부는 잼버리장 특성상 안전에 위험이 따르면 운영을 중단할 수밖에 없어 가용 일수가 많지 않은 데다 모든 것을 수동으로 운용해야 하는 등 인건비·운영비가 많이 들어 입장료를 받더라도 경제성이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 지역주민 입장과 전망
김용복 강원도의원(고성)은 “사무처가 사용한 잼버리 건물에 산림환경국 일부 부서와 산림과학연구원·자연환경연구공원을 이전하고, 가칭 ‘도 산림수련원’도 설치하는 등 엑스포의 성공을 이어 나가자”며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엑스포 행사장을 강원개발공사로 넘기거나 스카우트연맹에 위탁운영을 주지 말고 도가 직영으로 고성지역의 인원을 활용해 고용창출도 하면서 군과 함께 적극 개발·관리하게 되면 실질적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주민 A씨는 “도에서 계속 관리하거나 강원개발공사로 넘어가더라도 지금처럼 청소년수련시설 용도로만 위탁운영을 해서는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에 용도변경을 통해 좀 더 적극적인 관광자원 개발방안이 나와 산림테마파크·산림레포츠공원으로 조성하면 좋을 거 같다”고 말했다.
지역주민 B씨는 “산림자원이 엄청나게 좋은 입지에 많은 돈을 들여 세계적인 엑스포를 개최했으면 단발성으로 끝나지 말고 그 부지와 시설·전시물 등 유산에 부대시설을 추가로 유치하거나 설치해 전 국민이 찾는 매력적인 산림관광단지로 조성해 지역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찾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잼버리장 부지를 현물출자 방식으로 강원개발공사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도가 세계잼버리·세계산림엑스포 유산의 사후 활용·운영계획을 어떤 방향으로 정립하고, 실행가능한 구체적인 방안을 빠른 시일 내에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2023년 9월 22일부터 10월 22일까지 31일간 고성군 세계잼버리수련장과 설악~금강권을 연결하는 속초·인제·양양 일원에서 펼쳐진 2023 강원세계산림엑스포는 145만명이 다녀가 흥행에 성공했으나 297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55억2000만원의 수익을 얻었다.
특히 생태 환경·역사·문화·휴양·산업을 테마로 한 5곳의 대형 전시관은 임시건물로 설치돼 행사 종료 후 모두 철거된데 이어 전시품들도 모두 청산절차를 밟아 없어졌고, 나이테를 보여주는 대형 나무만 춘천의 산림박물관으로 이전·보관되고 있다. 현장에 남아있는 것은 38억원을 들여 구축한 45m 높이의 솔방울전망대와 잣나무열매조형물 뿐이어서 당초에 엑스포 유산의 사후 활용방안은 계획에 없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전인수 jintru@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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