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인당 소득 日 추월, ‘통계 변경-엔저 착시’에 취할 때 아니다

2024. 6. 6.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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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처음 일본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국민계정 통계 기준연도를 2020년으로 바꿔 산출한 한국의 작년 1인당 소득은 3만6194달러였다.

기준연도 변경 전에 한국은 작년 1인당 소득이 3만5793달러였던 일본에 뒤졌지만, 변경 후에는 일본에 앞섰다.

이번 기준연도 개편으로 1인당 소득 3만 달러를 처음 넘긴 해가 2017년에서 2014년으로 앞당겨졌는데, 올해까지 10년째 3만 달러대에 발이 묶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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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처음 일본을 넘어섰다. 5년마다 이뤄지는 통계기준 변경과 일본의 ‘슈퍼 엔저’ 영향이 작용한 결과다. 인구 5000만 명 이상 국가 중 소득 순위도 미국·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에 이어 여섯 번째에 올랐다.

한국은행이 국민계정 통계 기준연도를 2020년으로 바꿔 산출한 한국의 작년 1인당 소득은 3만6194달러였다. 2015년 기준으로 계산한 3만3745달러와 비교해 7.3% 증가했다. 이전에 포착되지 않던 유튜버 등 1인 사업자, 신산업 분야 기업 활동이 통계에 포함되면서 국내 사업체 수가 40%, 매출액은 8% 늘어난 결과다.

기준연도 변경 전에 한국은 작년 1인당 소득이 3만5793달러였던 일본에 뒤졌지만, 변경 후에는 일본에 앞섰다. 한국의 작년 명목 국내총생산(GDP)도 기존 기준으로는 호주, 멕시코에 뒤진 14위였지만, 개편 후 두 계단 상승해 재작년과 같은 12위를 유지했다.

한국의 1인당 소득이 일본을 뛰어넘은 건 반가운 일이다. 문제는 이런 소득 증가를 이어갈 수 있느냐다. 1995년 이후 5년마다 1%포인트씩 하락해 온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현재 2% 안팎까지 내려앉은 상태다. 이번 기준연도 개편으로 1인당 소득 3만 달러를 처음 넘긴 해가 2017년에서 2014년으로 앞당겨졌는데, 올해까지 10년째 3만 달러대에 발이 묶였다.

게다가 내년에는 노인 인구 20%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접어들고, 세계 최저 출생률까지 겹쳐 노동력 부족 현상이 갈수록 심화할 전망이다. 선진국 중 바닥권인 노동생산성은 나아질 기미가 없다. 상황이 안 바뀌면 2030년대 초에 경제성장률이 0%대로 떨어지고, 2040년대 초에는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이라는 한은의 암울한 전망이 나와 있다.

그런데도 노동·연금·교육 등 정부의 구조개혁은 멈춰 선 상태다. 이대로라면 4만 달러 문턱을 넘기 전에 한국의 성장엔진이 고장 날 가능성이 있다. 통계 개편으로 GDP가 늘면서, 이와 비교한 국가채무, 가계부채 비율이 개선된 것처럼 보이는 착시 효과도 발생했다. 이를 근거로 나랏빚, 가계대출을 더 늘리자는 주장이 나오는 건 각별히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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