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입방정' 뛰어넘은 이강인, '오른발'로 선제골-'왼발' 추가골 폭발[오!쎈칼랑]
[OSEN=칼랑(싱가포르), 노진주 기자] 이강인(PSG)이 오른발 선제골에 이어 왼발 추가골로 멀티골을 터트리며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했다.
김도훈 임시 감독이 이끄는 국제축구연맹(FIFA) 23위 한국 축구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오후 9시 싱가포르 칼랑에 위치한 싱가포르 더 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싱가포르(155위)와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5차전에서 7-0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4승 1무(승점 13)로 조 1위 자리를 굳게 지키며 3차 예선 진출을 조기에 확정했다. 한국은 한층 더 가벼운 마음으로 오는 11일 홈에서 열리는 중국전을 치를 수 있게 됐다.
경기를 주도하던 한국은 전반 9분 만에 이강인의 선제골로 앞서나갔다.
손흥민이 왼쪽에서 날린 감아차기 슈팅을 골키퍼가 가까스로 쳐내면서 흐른 공을 주민규가 패스했고, 골지역 오른쪽에서 이를 받은 이강인이 재빠른 몸놀림으로 수비수를 제치고 오른발 슈팅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이강인은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의 발언 때문에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클린스만 감독이 입방정을 떨고 말았기 때문.
디 애슬레틱은 6일 '클린스만 인터뷰: 손흥민과 이강인의 싸움, 웃음, 눈물 그리고 큰 토너먼트 지휘'라는 제목의 기사로 앨런 시어러의 클린스만 감독 인터뷰를 공개했다.
한국 대표팀 이야기가 빠질 수 없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2월 말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의 뒤를 이어 한국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헤르타에서 도망간 이후 3년을 쉬고 있던 감독이었던 만큼 우려와 반대가 컸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KFA)는 그에게 믿음을 보내며 선임을 강행했다.
클린스만 감독도 언제나 자신감으로 가득했다. 그는 언제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내걸었고, 무수한 비판에도 환한 미소를 잃지 않았다. 한국에 머무른 날보다 해외를 떠돌아다닌 날이 더 많다는 지적에도 자기만의 철학을 내세우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는 대실패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제대로 된 전술 없이 선수들 개인 기량에 의존하는 축구를 펼쳤고, 말레이시아를 상대로도 3-3으로 겨우 비기는 등 졸전을 펼쳤다. 결국 한국은 주장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희찬(울버햄튼), 이재성(마인츠) 등 역대급 멤버를 데리고도 준결승에서 요르단에 0-2로 패하며 탈락했다. 결국 클린스만 감독은 경질됐다. 한국 축구가 전임제 감독을 시작한 뒤 가장 빨리 잘린 감독이 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끝까지 최소한의 존중도 보여주지 않았다. 그는 아시안컵 탈락 후 한국으로 돌아가 분석하겠다더니 귀국 이틀 만에 미국으로 떠났다. 자기 거취가 결정될 수 있는 전력강화위원회 회의에도 온라인으로 참석했고, 선수단 불화를 패배 요인으로 꼽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후로도 이강인과 손흥민의 싸움 때문에 아시안컵에서 우승하지 못했다며 선수 탓만 일삼았다. 심지어 누군가는 그 책임을 져야 했다며 자신이 희생양이 됐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수석코치 역시 둘의 몸싸움이 몇 달간 힘들게 쌓아 올린 모든 걸 무너뜨렸다며 책임을 피했다.
어느덧 4개월 가까이 흘렀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여전했다. 그는 이번에도 자기 잘못은 없다며 손흥민과 이강인에게 화살을 돌렸다. 그는 변할 사람이 아니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우리는 아시안컵 준결승에 진출하기 위해 싸웠고, 정말 기뻤다. 우리는 '우리의 대회다. 우리가 우승할 거야'라고 말했다"라며 "요르단전 전날 밤 평소처럼 저녁 식사를 하러 앉았고, 항상 그렇듯이 몇몇 젊은 선수들이 조금 일찍 일어났다. 그들은 탁구를 하러 옆방으로 넘어갔다. 약간 시끄러웠고, 손흥민이 그곳으로 걸어갔다. 갑자기 이강인과 불화가 일어나서 물리적으로 싸웠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됐다. 싸움은 우리 코치들이 앉아있던 식당까지 옮겨왔다.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몰랐고, 갑자기 집단으로 큰 싸움이 벌어졌다. 그때 팀 스피릿은 창밖으로 날아갔다"라고 덧붙였다.
최악의 발언을 뒤로 한 채 이강인은 이날 펄펄 날았다. 오른쪽 측면에 배치된 이강인은 활발한 움직임을 통해 문전에게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노력했다. 상대 수비를 완벽하게 따돌리며 자신이 주로 사용하는 왼발이 아닌 오른발로 골을 넣었다.
약체 싱가포르를 상대로 이강인은 골을 기록하며 다시 한번 일어설 기회를 만들었다. 선제골에 이어 이강인은 후반서 추가골을 뽑아내며 폭발했다./jinju21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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