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태국도 비겼는데 우리도 무승부!" 싱가포르, 코 납작해졌다... '만원 관중' 속 대패[오!쎈 칼랑]
[OSEN=칼랑(싱가포르), 노진주 기자] 싱가포르의 '무승부' 기대는 너무 큰 꿈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155위 싱가포르는 6일(한국시간) 오후 9시 싱가포르 칼랑에 위치한 싱가포르 더 내셔널 스타디움에서 한국(23위)과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5차전을 치러 홈에서 0-7로 대패했다. 한국은 4승 1무를 기록, 3차 예선행을 확정했다.
전날(5일) 경기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한 싱가포르 간판 수비수 사푸완 바하루딘(32)은 만원 홈 관중 앞에서 좋은 결과 낼 것을 기대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비겼던 말레이시아, 태국과 같은 결과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바하루딘은 “마지막으로 우리가 이곳에서 (만원 관중과 함께) 경기를 했던 때는 2014년 말레이시아와의 경기였다. 이번 경기도 매진된 것으로 알고 있다. 홈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된다”라면서 “한국전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들은 우리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앞서 말레이시아와 태국이 (한국을 상대로) 해냈다. 만원 홈 관중 앞에서 우리도 무엇인가 얻어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한국은 올해 초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체제로 나선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말레이시아와 3-3 무승부를 거뒀다. 당시 한국은 조 2위로 16강에 안착했다. 이어 지난 3월 황선홍 임시 체제 속에선 태국과 월드컵 2차 예선 3차전 홈 경기를 치러 1-1로 비겼다.
이에 바하루딘은 ‘라이벌 나라’ 말레이시아와 태국의 뒤를 이어 한국전 호성적을 소망했지만, 너무 큰 꿈이었다. 그는 이날 선발 출격했지만 반드시 막아야 했던 손흥민과 이강인을 봉쇄하지 못했다.
오구라 츠토무 싱가포르 감독은 사전 기자회견에서 “말레이시아와 태국이 무승부를 했지만, (비교보단) 우리의 축구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며 싱가포르 색깔이 담긴 축구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그러나 무기력하게 ‘만원 관중’ 앞에서 한국에 무릎을 끓었다.
한편 선제골은 이강인의 발끝에서 나왔다. 전반 9분 왼쪽에서 공을 잡은 손흥민이 중앙으로 꺾어 들어오며 슈팅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주민규가 흘러나온 공을 쫓아가 살려낸 뒤 패스했다. 공을 받은 이강인은 환상적인 양발 드리블로 수비를 벗겨낸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강인의 A매치 8호 골이자 대표팀에서 오른발로 넣은 첫 득점이었다.
한국이 빠르게 추가골을 뽑아냈다. 전반 20분 김진수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주민규가 높이 뛰어올라 헤더로 마무리했다. 34세 54일의 나이로 기록한 주민규의 A매치 데뷔골이었다. 이는 김용식(39세 264일)에 이어 A매치 최고령 데뷔골 2위 기록이다. 1골 1도움을 올린 주민규는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의 세레머니로 유명한 '찌르기 세레머니'로 기쁨을 표출했다.
빠르게 두 골을 허용한 싱가포르는 강한 전방 압박을 펼치며 한국을 위협했다. 그러나 한국이 간결한 패스 플레이로 쉽게 압박을 풀어 나오면서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캡틴' 손흥민이 멋진 솔로 플레이로 추가골을 터트렸다. 싱가포르 수비의 거친 반칙에 시달리던 그는 후반 8분 좌측면에서 수십 미터를 드리블하며 수비를 벗겨낸 뒤 오른발 감아차기로 골망을 갈랐다. 손흥민의 A매치 47호 골이자 3경기 연속골이었다.
순식간에 4번째 골까지 나왔다. 후반 9분 주민규가 박스 근처에서 공을 잡은 뒤 오른쪽으로 뛰어드는 이강인에게 공을 건넸다. 이강인은 침착하게 왼발 슈팅으로 골키퍼를 속이며 멀티골을 뽑아냈다.
한 번 시작된 골 폭죽은 멈출 줄 몰랐다. 후반 11분 역습 기회에서 손흥민이 왼쪽에서 공을 잡았다. 그는 다시 한번 중앙으로 꺾어 들어온 뒤 오른발 슈팅으로 득점을 추가했다. 첫 골이 오버랩되는 득점이었다. 이후 한국은 2골을 더 추가했다.
한국은 7-0의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싱가포르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다. /jinju21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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