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REVIEW] 한국, 화끈한 부활! 손흥민 2골+이강인 2골+주민규 1골 3도움 → 싱가포르에 7-0 대승…조 1위 최종예선 진출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김도훈호가 공격진의 놀라운 공격력을 발휘하며 월드컵 최종 예선으로 향했다.
김도훈 임시 감독이 이끈 한국 축구대표팀이 6일 오후 9시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조별리그 C조 5차전 원정 경기에서 싱가포르를 7-0으로 크게 이겼다.
이날 승리로 4승 1무 승점 13점을 기록한 한국은 조 1위를 확정했다. 오는 11일 중국과 최종전 결과에 상관없이 최종예선 진출에도 성공했다.
한국은 싱가포르전 승리로 최종 예선에서 톱시드를 받을 가능성을 높였다. 북중미 월드컵은 본선 진출국이 늘어남에 따라 아시아 최종 예선도 3개조로 진행된다. 최종 예선에 오른 국가 중 FIFA 랭킹 순서에 따라 1번 시드 국가가 결정된다. 23위의 한국은 일본(18위), 이란(20위)에 이어 3위라 싱가포르, 중국전을 이기면 호주(24위)를 따돌리고 톱시드를 확보할 수있다.
한국은 베스트 멤버에 가까운 스타팅 라인업을 꺼냈다. 최전방에 주민규(울산 HD)를 배치하고 한 칸 밑에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이재성(마인츠),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둬 공격을 지원하게 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대표팀에 복귀한 베테랑 정우영(알 칼리즈)과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이 호흡을 맞춘다. 포백은 김진수(전북 현대), 권경원(수원FC), 조유민(샤르자), 황재원(대구FC)이 서고 골문은 조현우(울산 HD)가 지킨다.
김도훈 임시 감독은 이번 A매치를 앞두고 7명의 새 얼굴을 발탁했다. 전 포지션에 걸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으며 순조로운 세대교체를 추진한다. 그러나 선발 명단으로는 황재원만 기존과 다른 부름을 받게 됐다.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오세훈(마치다 젤비아)과 배준호(스코트 시티)는 벤치에서 교체 투입을 기다린다.
절대적인 전력 우위를 자랑하는 한국이지만 초반 싱가포르의 적극성에 조금은 애를 먹었다. 잃을 게 없는 싱가포르는 수비에 집중하지 않고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허를 찌르려 했다.
대표팀은 킥오프 초반 다소 당황한 모습을 보여줬으나 차츰 노련하게 분위기를 바꿨다. 이강인이 첫 골을 뽑아냈다. 전반 9분 손흥민이 왼쪽에서 시도한 슈팅이 골키퍼에 막혀 나왔고, 주민규가 이를 받아 이강인에게 패스했다. 이강인은 박스 안으로 파고든 뒤 주발이 아닌 오른발로 강하게 차 골망을 흔들었다.
이강인은 A매치 8호골을 기록했고, 한국은 전반 10분 만에 기선을 제압했다. 자연스럽게 주도권을 가지고 풀어나갔다. 손흥민이 개인기를 발휘했다. 전반 13분 상대 박스 왼쪽 깊숙하게 개인기를 발휘해 돌파에 성공하며 상대 수비진을 뒤흔들었다.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황재원이 지킨 오른쪽이 순간적으로 허물어진 전반 16분 크로스에 이은 헤더 슈팅을 허용하면서 대표팀 후방의 간담이 서늘해지기도 했다. 싱가포르가 정공법으로 물러서지 않으면서 한국의 공격진도 기회를 자주 잡을 수 있었다. 손흥민이 특히 우월한 개인 기술로 드리블 돌파를 자주 시도했다.
조금 몰릴 때 주민규가 해결사로 나섰다. K리그를 지배하는 원톱이면서도 이전 대표팀 사령탑에게 외면받았던 설움이 가득한 주민규는 이날 A매치 데뷔 3경기 만에 첫 골을 뽑아냈다. 전반 20분 김진수가 왼쪽에서 정확하게 올려준 크로스를 문전에서 홀로 뛰어올라 방아를 찍는 듯한 헤더로 싱가포르의 골망을 흔들었다.
주민규는 국가대표팀 최고령 최초 발탁(만 33세 333일)과 최고령 A매치 데뷔(만 33세 343일) 기록에 이어 만 34세 50일을 넘긴 나이로 골을 넣어 최진철(34세 21일)을 밀어내고 최고령 득점 8위에 등극했다.
일찍부터 2골의 리드를 안으며 대량득점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대표팀은 싱가포르와 계속 공격을 주고받았다. 싱가포르는 아직 A매치가 익숙하지 않은 황재원이 선 오른쪽을 주로 파고들었다. 차분하게 잘 막아낸 대표팀은 손흥민의 단독 돌파를 통해 상대 빈 공간을 노렸다. 기회가 났을 때 황인범이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기도 했다.
한국은 2골차를 유지하며 하프타임에 들어갔다. 전반이 끝나기 전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파울을 범해 프리킥을 내줬으나 상대가 벽을 때려 무실점으로 후반을 맞았다. 대표팀은 선수 변화 없이 임했다.
한국은 후반 무섭게 몰아쳤다. 후반 9분 손흥민의 세 번째 골을 시작으로 2분 간격으로 3골을 폭발했다. 손흥민이 기량 우위를 제대로 증명했다. 싱가포르의 수비가 꽤 선전했으나 손흥민을 시종일관 막을 수는 없었다. 주민규의 터닝 패스를 받아 왼쪽 페널티박스 근처까지 파고든 손흥민은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며 오른발로 감아차 골망을 흔들었다.
싱가포르의 추격 의지가 꺾인 순간이었다. 다음은 이강인이었다. 2분 뒤 바로 상대 문전으로 볼을 연결한 한국은 주민규의 패스를 이강인이 오른쪽에서 왼발로 마무리해 4-0을 만들었다. 이에 멈추지 않고 손흥민이 후반 11분 다시 포효했다. 이재성의 패스를 받아 다시 중앙으로 치고 들어온 뒤 가볍게 마무리했다.
손흥민은 두 골을 폭발하면서 2차 예선 전 경기 득점은 물론 A매치 통산 48호골까지 치고 올라갔다. 역대 A매치 최다 득점자는 58골의 차범근이며 50골의 황선홍이 2위에 올라있다. 손흥민은 이제 황선홍을 2골차로 따라붙어 역전이 머지않았다.
순간적으로 5-0을 만든 한국은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과 엄원상(울산 HD)을 투입해 공격진 속도를 더욱 높였다. 여유가 생긴 한국은 배준호와 박승욱(김천 상무)도 교체 카드로 사용했다. 배준호는 들어가자마자 날카로운 침투와 슈팅으로 데뷔골을 노렸으나 아쉽게 성공하지 못했다.
손흥민이 해트트릭을 노렸다. 후반 30분 김진수의 침투 패스에 맞춰 싱가포르 수비진을 스피드로 따돌린 손흥민은 재차 오른발로 골문을 노렸는데 상대 골키퍼에게 막히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기대주 배준호까지 뒤를 따랐다. 후반 34분 박승욱이 오른쪽 측면을 깊숙하게 파고들어 시도한 컷백을 배준호가 쇄도해 가볍게 밀어넣으면서 6-0에 성공했다. 맹폭은 멈추지 않았고, 후반 36분 황희찬까지 골맛을 보면서 7골 폭발을 만들어냈다. 김도훈 임시 감독은 종료 5분 전 손흥민 대신 오세훈을 투입하면서 A매치 데뷔 기회를 제공했다.
남은 시간 대표팀은 싱가포르에 실점하지 않으면서 7-0 대승으로 그동안 불안했던 점을 시원하게 날렸다. 이제 한국은 최종예선에 올라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에 본격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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