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영웅들’ 영화로 만나다…“국군포로 잊지 말아주세요”
[앵커]
6.25 전쟁 당시 북한에 끌려갔다가 돌아오지 못한 국군포로들은 북한에서 한평생 모진 차별과 억압에 시달려야 했는데요, 그들의 가슴 아픈 사연이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들어졌습니다.
국군포로와 가족들은 역대 정부가 북한 내 국군포로들을 외면했다면서 전쟁이 나면 누가 나라를 위해 싸우겠느냐고 묻고 있습니다.
고은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6.25 전쟁 당시 북한에 붙잡혔다 돌아오지 못한 국군포로는 어림잡아 7만여 명, 그들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가 만들어졌습니다.
북한은 1956년 내각 결정, 이른바 '43호'에 따라 국군포로들을 전후 복구 작업에 강제 투입했습니다.
[이철우/귀환 국군포로 : "탄광굴에다 데려다 넣고, 저녁에 퇴근할 때는 가서 또 데려오고, 합숙(수용소)에다 가둬 넣고. 이런 걸 3년 했어요, 3년."]
가족들도 연좌제를 적용받아 각종 차별에 시달렸습니다.
[정남순/국군포로 고 정진근 씨의 딸 : "저의 고향은 아오지 탄광이에요. 우리는 '43호'라는 딱지가 붙어 갖고 공부 잘해도 대학도 못 가고. 아빠들은 짐승처럼, 노예처럼 막장에서 나오지도 못했어요."]
[현지원/국군포로 고 현관섭 씨의 딸/북한 광산 근무 : "'저 임신 4개월입니다' (하니까), '임신이고 뭐고 쓸데 없어, 너 서방(남편)하고 손잡고 굴에 들어가 돌 캐!' (그래서) 할 수 없이 들어갔어요."]
북한은 억류 중인 국군포로가 없다는 입장, 우리 정부의 방관 속에 국군포로 80명 만이 목숨 건 탈북에 성공했습니다.
[백지원/국군포로 고 백종규 씨의 딸 : "(정부에서) 한 번도 반응이 없어요. 어떻게 (한국에) 왔고, 어떻게 정부가 관심을 돌리는 것도 없고. 우리 아버지는 정말 정부가 버리지 않았느냐."]
영화 제작을 이끈 국군포로 가족들은 정부의 관심과 대책을 촉구합니다.
[손명화/'버려진 영웅들 43호' 제작자/국군포로가족회 대표 : "국가가 그 사람들(국군포로)을 버렸고, 그 사람들을 한번 송환을 못 해왔잖아요. 국군포로 유해를 한 구라도 송환해오는 문제를 정부가 나서서 했으면 좋겠고..."]
'버려진 영웅들 43호'는 자유와 인권을 주제로 하는 '락스퍼 영화제'에서 오는 9일 공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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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희 기자 (ging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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