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영일만 브리핑 ‘주무부처 패싱’ 논란…산업부 “협의했지만 자원 안보상 공개 불가”
“대변인실만 몰랐던 것” 해명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첫 국정브리핑에서 경북 포항 영일만 인근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발표한 배경을 두고 산업통상자원부가 “유가스전 개발과 같은 범국가적 프로젝트의 경우 대통령실이 직접 추진 배경 및 경위에 대해 국민에게 소상히 알려드려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주무부처인 산업부 내부에서도 ‘깜짝 발표’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산업부 패싱’ 논란이 커지자 이를 부인한 것이다.
산업부는 6일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답변 자료에서 석유·가스 탐사 시추 계획과 관련해 ‘대통령 첫 국정브리핑으로 발표하게 된 이유’ 질문에 “자원안보 및 국민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므로 전 국민의 일치된 관심과 성원이 필수적”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하지만 산업부는 대통령실과의 발표 협의 경과 현황 및 협의 보고서 등에 대해선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 산업부는 “자원안보와 관련된 중요 사항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대통령실과 소통해왔다”면서도 “보고 내용은 국가 자원안보에 관한 중요 정보가 포함돼 있어 제출하기 어려움을 양해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또 산업부는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관련 대통령 및 대통령실 지시사항’에 대해선 “6월3일 브리핑 당일 산업부 장관에게 탐사 시추 진행을 지시했다”는 한 줄짜리 답변을 내놨다. 대통령실의 깜짝 발표 전에 주관부처인 산업부와 충분한 소통과 조율이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윤 대통령의 지난 3일 브리핑은 당일 갑작스럽게 공지됐다. 대통령실은 브리핑이 있기 약 8분 전 내용 설명 없이 관련 일정을 출입기자들에게 공지했다. 산업부 대변인실은 브리핑에 안덕근 산업부 장관이 배석한다는 사실을 발표 직전 인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면서 이번 발표 과정에서 산업부가 ‘패싱’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도 이날 BBS 라디오에서 “대통령께서 관련 출처도 거의 모르는 상태에서 출입기자에게 8분 전에 공지하고 4분간 질의응답 없이 (발표를) 진행했다”며 “그 형식에 대해서는 상당히 지적들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패싱 논란에 대해선 “대변인실만 몰랐던 것”이라고 답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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