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예정된 ‘수비 방해’…오래된 ‘스리피트 라인 논란’
‘판정 불복’ 이승엽 이틀 연속 퇴장
“1루 베이스, 파울 라인 내 위치해
주자가 라인 안쪽 들어올 수밖에
또 스리피트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지난 5일 창원 NC전 7회초, 심판진의 스리피트 판정과 비디오 판독 결과에 불복하고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왔다. 전날 주루방해 항의로 퇴장당했던 이 감독은 이틀 연속 퇴장을 당했다.
상황은 이랬다. 7회초 두산 선두타자 조수행이 투수 앞 땅볼을 치고 1루로 달렸다. 파울 라인 바깥쪽으로 달리던 조수행은 1루가 가까워지자 라인 안쪽으로 들어왔다. NC 김영규의 송구가 빨랐지만 1루수 맷 데이비슨이 제대로 잡지 못했다. 그러나 이계성 1루심은 아웃을 선언했다. 조수행이 라인 안쪽으로 달리며 김영규의 시야를 막았다는 게 이유였다. 이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지만, 원심이 유지됐다. 이 감독은 곧장 더그아웃에서 뛰쳐나와 항의했다. 1루 파울 라인을 따라 걸으며 1루 베이스를 양 손으로 가리키면서 판정 결과를 따졌다. 1루 베이스가 라인 안쪽에 붙어 있는 만큼, 타자 주자 역시 결국 안쪽으로 들어올 수밖에 없지 않으냐는 것이었다.
비슷한 상황은 이미 여러 차례 있었다. 지난해 6월23일 키움-두산전과 7월13일 KIA-삼성전 등에서 거의 같은 상황을 두고 다른 판정이 나온 바 있다. 당시 홍원기 키움 감독은 “발이 (선 안으로) 안 들어가려면 왼발로만 베이스를 밟아야 한다는 건데 발 맞춰서 뛸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5일 이 감독의 항의와 맥락이 같았다.
스리피트 라인은 KBO의 반복적인 논란거리가 된 지 오래다. 규칙 자체가 “(주자가) 파울 라인 안팎의 스리피트 라인을 벗어남으로써 1루로 던진 공을 받거나 타구를 처리하는 야수에게 방해가 되었다고 심판원이 인정하였을 경우”라고 되어 있다. 주자의 움직임이 정말로 수비를 방해했는지 여부가 보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5일 경기의 경우에도 김영규의 송구 자체는 데이비슨이 잡을 수 있는 범위 안으로 들어갔다.
계속된 스리피트 라인 논란에 지난달 11일 KIA는 관련 공문을 KBO에 보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가 올 시즌부터 새로 적용한 것처럼 타자 주자의 ‘주로’를 파울 라인 안쪽까지 확대하든가, 일부 소프트볼 리그처럼 파울 라인 바깥에 1루 베이스를 하나 더 두자는 등 대안적 아이디어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당장 현실화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오는 11일 각 구단 단장들이 모이는 KBO 실행위원회 회의가 열린다. 스리피트 논란 역시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창원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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