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토리] K컬처와 인공지능(AI)의 설레는 만남

성도현2 2024. 6. 6.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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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인공지능(AI)이 창의성을 학습하면 사람의 큰 노력이 들어가지 않고도 콘텐츠 기획과 제작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K팝에서도 현실과 가상 현실을 잇는 세계관을 만들고 이런 방식으로 각각 산업에 부수적인 역할로서 세계관 확장을 담당하면서 팬덤 또한 더 활성화가 되리라고 예상합니다."

인공지능 전문가이며 미디어 아티스트인 이은준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는 K팝, K드라마 등 K컬처에 인공지능이 결합하는 시너지 효과에 대해 이같이 전했다.

인공지능 기술이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K컬처와 만난다면 어떤 효과를 낼까? K스토리 제작진은 현재의 인공지능 기술은 어디쯤 왔고, 어디로 가는지, K컬처와 만난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살펴봤다.

◇ 거대한 파도...게임 체인저급 인공지능 기술도 곧 등장

국내 업계도 인공지능 기술 도입으로 산업계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지난 4월 코엑스에서 인공지능 엑스포를 개최한 (주) 마음AI(대표 유태준)는 2014년에 설립된 인공지능 전문 기업이다. 이 회사는 음성인식기술, 텍스트 분석 기술 연구개발로 시작했고. 10년이 지난 지금은 이메일, 보도자료, 홍보문구 작성도 해내는 인공지능 기반 툴도 공개했다. 또한 자체 언어모델 기반 자율주행 기술로 농업, 청소, 서빙 등 특수목적 차량 제작에도 힘쓰고 있다.

마음AI는 이처럼 인공지능 기술을 각 산업 분야에 적용해 맞춤형 인공지능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유태준 대표는 "올해에는 예외적 상황에도 적절히 대응하는 'End-to-End' 방식의 자율주행을 지향하는 'WoRV'서비스와 세상을 이해하는 전문적이고 자연스러운 음성안내를 목표로 하는 'MAAL'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연세대 경제학부 양희승 교수는 "로봇과 기계의 도입이 과거에는 중숙련 근로자나 중임금 근로자를 대체했는데 지금은 인공지능 혁명으로 인해 중숙련보다는 고숙련, 고임금 근로자를 대체하고 있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기업은 인공지능을 잘 운영할 수 있고 보완적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근로자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전문가 임기범 AI경영학회 이사도 이러한 산업적 변화에 대해 "일자리 감소 보다는 일자리 변화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산업혁명이 일어났을 때 공장 노동자가 없어질 걱정을 많이 했는데 실제로 그렇지 않았다"며 "기계 생산과 설계가 늘어나 판매와 유통으로 이어지듯이 인공지능 시대도 그렇게 된다. 인공지능은 지금도 실수하고 있고 앞으로도 실수할 거라서 사람이 함께 그런 작업을 계속 해야 한다"고 말했다.

◇ 가상 아이돌이 음악방송 순위 등장...인공지능이 만든 영화도 나와

인공지능은 K팝 무대도 뒤흔들고 있다. 음악방송에서 가상 아이돌이 노래하고 춤을 추며 순위권에 오르기도 하며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걸그룹 에스파의 가상 인간인 '나이비스'를 데뷔시켰고 가상 아이돌 그룹 최초로 지상파 음악방송 1위까지 한 플레이브는 지난 4월 13일, 14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첫 번째 팬 콘서트 '헬로, 아스테룸'을 개최했다. 하이브 역시 가수 미드낫을 통해 음성 AI 기술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은준 교수는 "창의성이 인간만의 고유 영역이 아니므로 (인공지능을) 충분히 학습시키면 K팝뿐만 아니라 영화까지 세계관을 넓혀준다든지 애니메이션에도 추가적인 버전의 콘텐츠까지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상 아이돌의 재능은 한 가지에 국한되지 않고 다방면으로 뻗어갈 수 있다. 방송 MC를 보다가 노래하는 가수가 되기도 하고, 영화 속 연기자도 된다. 이들은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 영역을 점차 넓혀가고 있고 한계는 없어 보인다.

제작진은 가상 인간을 제작하는 기업인 스튜디오메타K(대표 김광집)를 찾아가 봤다. 드라마 제작을 기반으로 하는 이 회사는 인공지능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며 독보적 기술력으로 가상 인간인 '이아'와 '수비'를 탄생시켰고 가상 아이돌 그룹 '시즌'을 가요계에 데뷔시켰다.

김광집 대표는 "가장 큰 차이점은 (가상 아이돌이) 시간이나 공간의 제약을 덜 받는다는 것"이라며 "아티스트가 물리적인 시간과 공간적 제약이 적어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유동적 스케줄 조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학폭이나 음주운전 같은 그런 이슈도 가상 인간에게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그 부분이 큰 이점"이라고 말했다.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 역시 경이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국내 감독이 100% 인공지능 기술로만 제작한 영화가 두바이 국제 AI 영화제에서 대상과 관객상 2관왕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 영화의 연출자인 권한슬 스튜디오프리윌루전 대표는 "제가 만든 '원 모어 펌킨'이라는 이 영화는 생성형 AI툴로만 제작해 기획에서 제작까지 5일 정도만 소요됐다"며 "비용 절감뿐 아니라 실사 촬영 때는 로케이션과 배우 분장 등 여러 가지 고려 요소가 많았으나 인공지능을 활용하니 상상력에 제한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 인공지능이 시나리오도 써...키토크 AI의 도전

인공지능 기술은 편리함을 가져다줬지만, 인공지능의 창작력 때문에 논란의 중심이 되기도 한다.

지난 2023년 여름 할리우드 배우와 작가진이 영화, 드라마 제작 과정에 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침투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에 63년 만에 동반 파업을 벌였다. 인공지능 기술로 창작한 이야기를 어떻게 봐야 할까?

국내 인공지능 기업 키토크 AI(대표 도준웅)는 소설과 시나리오를 창작하는 툴을 탑재한 '루이스'라는 앱 서비스를 발표했다. 이 회사는 교보문고와 이 앱을 활용한 스토리 공모전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루이스는 생성형 인공지능에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접목해 5분 만에 스토리가 완성돼 시나리오 형태로 나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가상의 스토리와 캐릭터, 세계관, 주요 장면까지 한꺼번에 시각화와 포맷까지 만들어준다.

도준웅 대표는 "포크레인이 나왔는데 삽으로 작업하다가 구석에 정교한 부분을 못 만진다고 해서 포크레인을 쓰지 말자고 하는 거는 잘못된 얘기"라며 "AI나 사람이냐가 아니라 모든 것에 AI가 스며들어 역할을 할 것이지만 결국은 지휘는 사람이 하며 더 좋은 툴을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작진은 세계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중심지, 미국 LA에 가서 할리우드 영화 제작 현장에서 활약하는 이희복 감독을 만났다. 할리우드 영화 타이틀 시퀀스 감독으로 유명한 이 감독은 그동안 '스파이더맨3', '닌자 어쌔신', '스피드 레이서', 'X맨 퍼스트 클래스' 등 수십여편의 메이저 영화 작업을 해왔다. 이 감독의 LA 제작 스튜디오에서도 인공지능 기술 활용이 큰 관심사다.

이 감독은 "긍정적인 면도 많이 있겠지만 부정적인 면도 많고 우리가 이 거대한 파도를 어떻게 타는 가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실제 프로덕션에서는 거의 인공지능이 대략 70% 일하면 약 30%는 제가 일을 한다. 그걸 고치거나 인공지능에 작업 가이드라인을 주면 잘 훈련된 조수처럼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감독과 함께 일하는 최동욱 자이언트 스텝 미국지사 최고 디자인 책임자도 "어떤 아이디어가 있는데 그걸 시각화하고 싶은데 시간과 기술이 없는 사람이 초기 작업을 하거나 영업을 하는 데는 굉장히 강력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의견처럼 이 인공지능이라는 '조수'는 모든 이가 고용할 수 있는 훌륭한 조수가 되는 시대가 됐다.

인공지능 전문가 임기범 AI 경영학회 이사는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측에서는 인종차별 등 편향성의 요소가 들어가지 않도록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며 "보안과 윤리적 측면을 집중해서 개발하면 분명 우리에게 행복한 미래가 올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은준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도 "인공지능이 인간의 유머 같은 분야도 학습한다면 또 다른 차원의 콘텐츠 사업 확장이 일어날 것"이라며 "지금의 '텍스트 제너레이티브' 인공지능에 연결해 영상도 만들고 포스터도 만드는 등 창의적 기획과 콘텐츠 제작이 한 번에 가능한 시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급격한 변화의 시대를 살고 있는 이 시대에 인공지능이라는 신기술은 인간의 생활과 산업은 물론 K컬처 전반에 가슴 뛰는 과제를 던져줬다.

누군가에게는 위기가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될 인공지능 시대에 기술의 힘을 더 높이 날아오를 K컬처의 미래를 기대해본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기획·제작총괄 : 정규득, 책임 프로듀서 : 이동칠, 프로듀서 : 이세영, 구성 : 민지애, 취재 : 김혜리·박소라, LA 코디네이터 : 이상준, 촬영 협조 : 하이브·SM 엔터테인먼트·키토크AI·마음AI·스튜디오메타케이·스튜디오프리윌 윌루전·자이언트 스텝 미국지사, 인공지능 자문 : 이은준(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임기범 (AI경영학회), 내레이션 : 유세진, 웹 기획 : 이은진, 연출 : 김현주>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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