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김경문 매직인가' 류현진 4승, 노시환 15호포...한화, KT 3연전 폭풍 스윕 [수원 현장]
[수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한화 이글스가 김경문 감독 체제 첫 3연전 스윕을 장식했다.
한화는 6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 류현진의 6이닝 무실점, 시즌 4승 호투를 앞세워 6대0 승리를 거뒀다.
최원호 감독 자진사퇴 후, 명장 김 감독과 손을 잡게 된 한화. 그 시작이 이번 KT 3연전이었는데,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거짓말같이 달라진 집중력으로 3경기를 모두 쓸어담았다. 한화는 기분 좋은 3연승으로 7위 자리를 지켰고, 6위 NC 다이노스를 바짝 추격하게 됐다.
모처럼 만에 나온 팽팽한 선발 싸움이었다. 한화 류현진, KT 엄상백 모두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피칭으로 명품 투수전을 만원 관중에 선물했다.
양팀 모두 매이닝 주자는 내보냈다. 하지만 결정타가 나오지 않아 답한 흐름이었다. 류현진과 엄상백 모두 6회까지 실점 없이 자신들의 책임을 다했다.
양팀의 운명이 갈린 건 7회초. 투구수 조절을 잘한 엄상백이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1사 후 한화 채은성이 안타를 치고 나갔다. 김 감독은 여기서 과감하게 1루 대주자를 선택했다. 이원석. 이날 경기 전 엔트리에 등록됐다. 김 감독은 "발은 가장 빠르다고 해서 올려봤다. 선수가 경기에 나가면 어떻게 하는지도 직접 보고 체크를 해야 한다"며 콜업 이유를 설명했고, 그 설명에 충실하게 중요한 찬스에서 대주자로 기용했다.
이원석이 그 믿음에 보답하겠다는 듯이 2루를 완벽하게 훔쳤다. 이어진 2사 2루. 타석에는 8번 최인호가 들어섰다. 이날 최인호를 주전 좌익수로 선택한 김 감독은 "상대가 사이드 투수(엄상백)를 선발로 내보내니, 우리도 거기에 맞게 최인호를 넣어봤다"고 했는데, 그 최인호도 김 감독을 웃음짓게 했다. 행운의 1타점 결승 적시타.
최인호가 잘받아친 타구는 좌익수 김민혁쪽으로 강하게 날아갔다. 처음에는 김민혁이 낙구 지점을 포착한 듯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타구가 생각보다 더 힘이 실려 뻗어나갔고, 김민혁의 키를 훌쩍 넘어가버렸다. 명백한 타구 판단 미스. 사실상 실책성 플레이였지만 기록은 최인호의 결승타였다. 전날 황재균의 실책성 플레이로 경기 초반 충격의 문책성 교체를 단행한 이강철 감독이었는데, 그 효과는 이날 경기 이어지지 않았다.
6회를 마친 후 투구수 99개로 마운드를 내려온 류현진. 7회초 타자들이 귀중한 점수를 내줘 우여곡절 끝에 승리 요건을 챙길 수 있었다. 그리고 한화가 7회말 1사 1, 3루 위기서 김태연이 로하스의 강타구를 잡아 그림같은 더블 플레이로 완성시키며 사실상 스윕을 완성했다. 분위기를 탄 한화는 노시환이 9회초 승리에 쐐기를 박는 솔로 홈런을 때려내며 한화 원정팬들을 열광시켰다. 자신의 시즌 15호포. 이 홈런에 완전히 자신감을 찾은 한화는 장진혁의 추가 2타점 적시타, 황영묵의 1타점 내야안타, 이도윤의 1타점 희생플라이까지 나오며 3연승을 자축했다. 화끈한 타자일순.
류현진은 6이닝 5안타 1볼넷 3삼진 무실점 투구로 시즌 개인 성적을 4승4패로 맞추게 됐다. 지난달 31일 팔꿈치 불편함으로 삼성 라이온즈전 등판을 건너뛴 류현진은 이날 아무렇지 않다는 듯 힘차게 공을 뿌렸다. 엄상백은 이번 시즌 최고의 피칭을 하고, 마지막 통한의 피안타로 패전 멍에를 써야했다.
한화는 류현진도 잘했지만, 7회 1사 1, 3루 위기 상황서 무실점으로 막은 불펜 김규연의 활약도 돋보였다. 김규연은 8회 김민혁-강백호-문상철 상위 타순도 깔끔하게 막아내며 승리 흐름을 지켜줬다. 김 감독은 9회 5득점으로 점수차가 벌어졌음에도, 마무리 주현상을 그대로 올리며 선수 점검도 꼼꼼히 했다.
KT는 지는 상황에서도 9회 마무리 박영현을 올려 분위기를 바꿔보려 했지만, 한화 상승세 벽에 막히며 홈에서 굴욕의 3연전 스윕패를 당했다.
수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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