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환자모집 브로커' 위장채용…강남 대형 산부인과 경찰 수사
"브로커 직원으로 채용하라" 법률자문 받아
서울 강남의 대형 산부인과가 환자를 모아오는 브로커 40여 명을 일반 직원인 것처럼 위장 취업시킨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이 병원은 진료비를 부풀려 보험사기를 벌인 혐의로도 수사를 받아온 곳입니다.
정인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강남의 한 대형 산부인과입니다.
엘리베이터에서 사람들이 내립니다.
문이 열리자마자 들어갑니다.
경찰이 압수수색을 하는 겁니다.
이 병원은 환자를 모아오는 브로커를 일반 직원인 것 처럼 꾸민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현재 의료법상 환자 소개를 대가로 금전적 보상을 해주는 건 불법이기 때문에 위장취업을 시켰습니다.
병원이 브로커들과 쓴 근로계약서입니다.
근무장소는 병원 건물 10층, 고객 서비스 업무가 담당이라고 돼 있습니다.
실제로는 환자를 소개하고 수수료는 월급으로 줬습니다.
[병원 인사 담당자 : 실제 직원 월급 줄 때 그 사람들(브로커) 월급도 같이 주는 걸로 그렇게 했었죠. {그럼 여기서 근무를 했나요?} 근무를 안 했죠.]
직함도 달아줬습니다.
[전 병원 관계자 : 브로커 조직을 병원 상담실장으로 앉혀놔요. 나머지 스물 몇 명을 4대보험만 들어놓고 출근한 것처럼 근로계약서를 꾸며놓죠.]
병원이 받은 자문 보고서에 이렇게 한 이유가 나와 있습니다.
"1년에 10억 원 이상 광고료로 썼는데 의료법상 금지된 환자 소개 수수료가 가장 많았다"며 "세무조사와 수사기관의 의심을 피하려면 광고료를 줄여야 한다"며 "브로커를 직원으로 채용하라"고 적혀 있습니다.
경찰은 의료법 위반을 숨기기 위한 위장계약이라고 보고 수사를 하고 있습니다.
병원과 법무법인 측에 이틀에 걸쳐 입장을 물었지만 밝힐 입장이 없다고 했습니다.
[취재지원 황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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