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2골 84도움' 손흥민이 '레전드' 칭호를 거부한 이유..."난 토트넘과 우승을 하고 싶어"
[OSEN=고성환 기자]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은 아직 전설로 불릴 생각이 없었다.
영국 '풋볼 런던'은 5일(한국시간) "손흥민은 왜 그가 아직 토트넘 전설로 불리길 원하지 않는지 설명했다. 그는 팀에 트로피를 가져올 때까지 전설로 불리고 싶지 않아 한다"라고 보도했다.
어느덧 토트넘에 입단한 지 9년이나 된 손흥민. 그는 누가 봐도 토트넘의 전설로 불릴 자격이 있다. 통산 408경기에서 162골 84도움을 기록했고, 2021-2022시즌엔 프리미어리그(PL) 23골을 기록하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득점왕에 올랐다. PL 출전도 300경기를 넘겼다.
하지만 손흥민은 아직 굶주려 있다. 지난 9년 동안 단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기 때문. PL에서는 2위가 최고 성적이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와 리그컵에서는 결승전에서 패하며 고개를 떨궜다. 물론 행복한 추억도 많지만, 트로피를 들어 올린 적은 없었다.
우승이라는 마지막 숙제를 남겨둔 손흥민. 그는 인터뷰를 통해 토트넘과 함께한 시간들을 되돌아 보며 트로피에 대한 갈망을 드러냈다. 먼저 손흥민은 "이 놀라운 클럽에 온 지 벌써 10년이 다 됐다. 솔직히 말해서 정말 믿을 수 없는 여정이었다. 함께 뛰었던 많은 선수들과 함께 일했던 많은 감독들. 내게 많은 도움을 주었고, 많은 좋은 추억과 존경을 가져다 줬다"라고 말했다.
손흥민도 언젠간 토트넘 전설로 불리고 싶다고 밝혔다. 단 우승이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그는 "난 여전히 무언가 해내고 싶다. 내가 이 팀에서 전설인지 아닌지는 내가 결정할 일이 아니다"라며 "난 여기서 무언가 우승하고 싶기 때문에 날 전설이라고 부르지 않을 것이다. 내가 이토록 헌신적인 이유"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손흥민은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님과 지금 선수단과 함께하는 미래는 밝다. 더 많은 걸 함께 이룰 수 있도록 계속 발전해야 한다. 내가 이 놀라운 클럽을 떠날 때가 오면 모두가 나를 전설이라고 부를 수 있길 바란다. 그러면 정말 큰 영광이자 너무나 감사한 일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포스테코글루 감독님은 마치 여러분이 어렸을 때 축구를 사랑해서 할 때처럼 경기에 즐거움을 가져다 줬다. 그게 경기에 접근하는 방법이다.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말고 사랑하는 일을 하는 걸 즐겨라. 그래서 그는 항상 올바른 메시지와 교훈을 전달한다"라고 전했다.
또한 손흥민은 "감독님은 인간으로서 매우 가족적이며 그 점을 선수단에 도입했다. 그는 선수단 전체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그와 함께 일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여름 새로 부임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에 공격 축구를 이식하고 있다. 후반기로 갈수록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분명 가능성도 엿보였다. 토트넘은 5위로 시즌을 마무리하며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손흥민은 "흥미로운 축구를 하는 건 잘 되고 있고 좋다. 하지만 정말로 포스테코글루 감독님의 축구 스타일을 믿고 확신해야 한다. 모든 것에 참여해야 하고 헌신해야 하며 성공을 위해 기꺼이 희생해야 한다. 이게 매우 중요하다"라며 "우리의 첫 시즌일 뿐이었다. 우리가 큰 진전을 이뤘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개선할 점이 많다. 최대한 강력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긍정적인 면을 살펴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토트넘 축구의 핵심은 여전히 손흥민이다. 그는 2023-2024시즌 주장으로서 토트넘을 이끌며 PL 17골 10도움을 기록했다. 팀 내 최다 득점과 팀 내 최다 도움을 모두 책임졌다.
특히 손흥민은 마지막 경기에서 통산 3번째 10골-10도움을 완성하며 PL 역사상 6번째 대기록을 썼다. 앞서 웨인 루니, 모하메드 살라(이상 5회), 에릭 칸토나, 프랭크 램파드(이상 4회), 디디에 드록바(3회)만이 3회 이상 10-10을 달성한 바 있다.
'ESPN'은 손흥민을 전 세계 최고 공격수 10위로 선정하며 그의 실력을 인정했다. 매체는 손흥민을 양발을 사용한 침착한 마무리 능력과 빠른 속도를 지닌 선수라고 소개하면서 "지난 시즌 PL에서 10골-10도움을 달성한 5명 중 1명"이라고 짚었다.
ESPN은 "새로운 스타일의 감독? 손흥민은 나이가 들었지만, 똑같았다. PL에서 손꼽히게 꾸준히 성공한 선수 중 한 명이자 최고의 피니셔인 그는 PL 평균 15.6골 8.5도움을 기록 중이다. 토트넘은 해리 케인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8위에서 5위로 점프했다. 손흥민은 광적으로 소유욕에 굶주린 포스테코글루 감독 첫 시즌에서 주장으로 활약했다"라며 손흥민에게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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