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도쿄 한바퀴…여기 콘크리트 도시 맞아?

송영찬 2024. 6. 6.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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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지난해에만 700만 명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속가능한 여행이 화두가 된 가운데 도쿄에서 그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그래서 선택한 게 자전거다.

자전거 여행을 시작한 도쿄역 앞의 '키테 마루노우치' 빌딩도 눈여겨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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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일본여행
일본 시부야의 오래된 공영주차장을 공중 정원으로 바꾼 ‘미야시타파크’.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지난해에만 700만 명이다. 상당수가 도쿄와 오사카를 찾는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속가능한 여행이 화두가 된 가운데 도쿄에서 그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2000만 명의 인구가 사는 메갈로폴리스에서 가능할까.

이번 여행에선 탄소 발자국을 최소화해보기로 했다. 그래서 선택한 게 자전거다. 도쿄에서 자전거를 빌리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도심 곳곳 자전거 대여업체에선 하루 1000엔(약 8800원) 안팎으로 자전거를 빌릴 수 있다. 일본 최대 통신사 도코모에서 운영하는 바이크 셰어링 서비스는 더 편하다.

서울 지하철 2호선과 같은 도쿄 도심 순환선인 JR 야마노테선은 인기 있는 자전거 여행 코스다. 야마노테선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가다 보면 열차를 탈 땐 무심하게 지나치는 곳들이 눈에 더 선명하게 들어온다. 자전거 여행을 시작한 도쿄역 앞의 ‘키테 마루노우치’ 빌딩도 눈여겨봤다. 건축가 구마 겐고가 옛 중앙우체국 건물의 파사드와 내부를 보존한 채 지었다.

총 36㎞ 코스 중 서쪽으로 절반가량을 가면 최근 도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공원이 나온다. 시부야의 새로운 명물 미야시타파크다. 1953년 지어진 공영주차장의 옥상 공원이던 이곳은 2020년 330m 길이의 공중 정원으로 재탄생했다. 시민들은 1000㎡의 거대한 잔디밭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고 암벽 등반을 즐긴다.

미야시타파크 인근에 자전거를 반납하고 걸어보기로 했다. 동쪽으로 20분 정도 걷자 오모테산도힐스가 나왔다. 건물 높이는 높게 뻗은 가로수의 키를 넘지 않는다. 지역이 경사면이라는 점을 감안해 바닥 또한 경사로로 조성했다. 건축가 안도 다다오는 1923년부터 이 자리에 서 있던 시영아파트의 파사드를 그대로 보존했다. 해당 지역의 역사성을 이어갈 수 있는 건축물이야말로 지속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지속가능한 여행은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데서 시작한다. 차, 비행기보다 자전거와 기차를 이용하고 비행기를 타더라도 탄소 배출량이 적은 기종의 항공편을 타는 것. 숙소도 일회용품을 얼마나 많이 사용하는지 등을 꼼꼼히 비교하고 고른다.

물론 시간과 노력이 드는 일이다. 처음이라 쉽지 않다면 여행 앱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도 좋다. 부킹닷컴은 항공편부터 숙소까지 지속가능성 인증 상품을 별도로 표시한다. 항공편을 고를 때 탄소 배출량이 적은 기종을 따로 볼 수 있다. 숙박시설 수천 개의 지속가능성을 일일이 비교하기 어렵다면 숙소 검색창 필터에 간단히 ‘지속가능한 여행’을 선택하면 된다.

자전거 여행의 피로가 가실 때쯤 부킹닷컴 앱에서 현지인 가이드의 워킹투어를 신청했다. 여러 국적의 여행자들과 오로지 도보로만 세타가야구 인근 뒷골목의 현지인 맛집만 골라 다녔다.

도보 여행만 고집한다는 가이드가 말했다. “흔히 도쿄를 콘크리트 지옥이라고 말하는데 도쿄만큼 걷기 좋은 도시는 없어요.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뒷골목을 걸어보세요. 도쿄의 진면목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도쿄=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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