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 “야구에는 불문율 있어…깨끗한 야구 할 것”

5일 한화-KT 벤치 클리어링
6일 경기 전 정경배 코치·박상원, KT 찾아 사과

한화 이글스, 케이티 위즈 선수들이 6일 경기가 끝난 뒤 그라운드에서 충돌한 모습. 티빙 중계 화면 갈무리

“야구에는 불문율이 있다. 서로 오해할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이 밝힌 속내다. 김 감독은 6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케이티(KT)와 경기가 열리기 전 더그아웃 인터뷰에서 전날(5일) 벤치 클리어링에 관해 얘기하며 이처럼 말했다. 김 감독은 “우리는 다 같은 동업자들이다. 서로 간에 오해할 만한 행동은 안 해야 하고, 그게 멋있는 것”이라고 했다.

전날 열린 경기에서 한화 불펜 투수 박상원은 12-2로 크게 앞선 8회말 등판해 김상수, 멜 로하스 주니어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다소 과하게 세리머니를 했다. 이에 8회말이 끝난 직후 케이티 더그아웃에서 장성우 등 고참들이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고 한화 쪽에서는 류현진(한화) 등이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보냈다. 하지만 9회말이 끝난 직후 또다시 두 팀은 충돌했다.

한화 선수단이 3루측 관중석을 향해 인사를 하기 위해 그라운드로 나올 때 황재균(KT)이 박상원에게 “너 이리 와봐”라고 말하며 손짓한 것. 황재균은 이날 2회초 수비에서 실수를 범하며 팀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고, 곧바로 문책성 교체를 당해 경기 내내 더그아웃에 앉아 있었다. 결국 두 팀은 그라운드에서 대치했고, 두 팀 감독이 그라운드에서 화해의 포옹을 한 뒤에야 해산했다. 김경문 감독은 이에 대해 “이강철 감독(KT)에게 ‘미안하다’고 얘기했다. 감독 입장에서는 경기에 져 속상한데 기분까지 나쁘게 됐으니까 미안함을 전했다”고 했다.

한화 이글스, 케이티 위즈 선수들이 5일 경기 뒤 그라운드에서 대치하자 김경문 한화 감독(오른쪽)이 이강철 케이티 감독을 찾아 사과의 말을 전하고 있다. 티빙 중계 화면 갈무리.

6일 경기 전에는 정경배 한화 수석 코치와 벤치클리어링의 원인을 제공한 박상원이 케이티 라커룸을 찾아 케이티 주장 박경수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김경문 감독은 “불문율은 지켜주는 게 좋다. 우리도 연패에 빠질 수 있고, 그렇게 질 수도 있기 때문”이라며 “한화에 온 지 얼마 되지는 않았으나 그런 쪽은 꽤 강조하는 편이다. 좀 더 잘 가르쳐서 팀 이미지를 깨끗하게 하면서 야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수원/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