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는 2인 체제’... 한동훈·유승민 견제하나 '시끌'

김동민 기자 2024. 6. 6.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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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여 “몇 달 만에 그만두면 어떡하나”
대표+최고수석, 권한·책임 구분 불가능
민주 1인 체제로 공세, 여당은 속수무책
여상규 당헌당규개정 특위위원장(오른쪽)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헌당규개정특위 임명장 수여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5일 ‘절충형 지도체제’를 언급하면서 당 안팎에서 미묘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황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원외 당협위원장들을 만나 2인 지도체제에 대한 원외 의견 수렴을 요청했다. 한 참석자는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황 비대위원장이 2인 지도체제로 해서 당 대표를 뽑고 2위를 수석 최고위원으로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뽑아서 몇 달 만에 그만두면 어떡하냐, 그럴 때 부통령처럼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라는 취지를 설명했다고 한다.

그러자 당 일각에서 ‘어당팔 답다’는 평가가 나왔다. ‘어당팔’은 어수룩해 보여도 당수(唐手)가 8단이라는 뜻이다.

황 위원장의 ‘2인 체제’는 당의 안정성보다 분란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은 시스템이다. ‘투 톱’ 간 불화가 발생하면 당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지게 된다. 일각에서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빅2’를 형성한 한동훈 전 위원장과 유승민 전 의원 등을 견제하기 위한 시나리오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 때문에 당 지도체제를 논의할 특위에서는 ‘논의하지 않는 것이 맞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칫 한 전 위원장 등을 비롯해 몇몇 당권 주자들의 행보를 견제하는 움직임이 될 수 있어서다.

앞서, 자천타천 격으로 거론된 당권 주자는 한 전 위원장을 비롯해 ▲나경원(서울 동작을) ▲안철수(성남 분당갑) ▲윤상현 의원(인천 동구미추홀을) ▲유승민 전 의원 등이다.

이 중 한 전 위원장과 유승민 전 의원이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모양새다. 황 위원장의 ‘2인 체제’를 반영하면 한 전 위원장과 유 전 의원은 ‘상극(相剋)’에 가깝다는 평가다.

나머지 ▲한동훈·나경원 ▲나경원·안철수 ▲안철수·윤상현 ▲윤상현·유승민 등도 마찬가지다. 이들 모두 ‘원 톱’ 시스템을 포기할 가능성이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는 전망이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인 지도체제로 일사불란한 대여 공세를 펴는 상황도 주목해야 한다. 여당의 ‘2인 체제’는 내부 분란 속에서 기민한 대응력 확보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신지호 전 의원은 6일 자신의 SNS를 통해 “황우여 비대위원장이 ‘2인체제’라는 괴물을 들고 나왔다”며 “의총에서 지도체제 건드리지 않기로 총의가 모아졌는데,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전당대회 흥행을 위해서라더니 이제는 지도부의 안정성을 위해서란다”며 "어제 언론 인터뷰를 보니 당권-대권 분리 조항은 시간의 촉박성 때문에 건드리지 말자면서, 그것보다 더 민감한 지도 체제 문제는 터 놓고 논의하자고 한다. 논리도 뒤죽박죽”이라고 꼬집었다.

김동민 기자 zoomin0313@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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