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포럼] 수출회복과 선순환 산업생태계

파이낸셜뉴스 2024. 6. 6.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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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만기 한국산업연합포럼 회장
우울한 뉴스들 속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금년 5월 수출이 전년 대비 11.7% 증가한 581.5억달러, 수입은 전년 대비 2.0% 감소한 531.9억달러를 기록하면서 무역흑자도 49.6억달러에 이르렀다고 한다.

주목할 점은 금년 반도체 수출이 매월 50% 수준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고 반도체, 디스플레이, 컴퓨터, 무선통신기기 등 4대 정보기술(IT) 품목의 수출증가율도 30∼40%를 보이면서 금년 5월 우리의 1위 수출대상국은 미국에서 다시 중국으로 전환됐다는 것이다. 대중 수출이 113.8억달러를 기록하면서 대미 수출 109.3억달러를 제치고 1위로 복귀한 것이다. 작년 12월 대미 수출은 113억달러를 기록하고 대중 수출은 109억달러에 그치면서 중국은 이 자리를 미국에 내주었었다.

아무튼 이러한 수출회복세와 중국의 수출대상국 1위 복귀는 예측됐던 일이라 놀랄 일은 아니지만 실현된 것은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사실, 작년 우리의 수출위축과 대중 수출감소는 코로나 상황과 관련돼 있었다. 코로나 기간에 비대면 확산으로 컴퓨터, 태블릿, 서버 등에 대한 과잉수요가 발생했고 이는 반도체 등 수요 급증도 초래했다. 심지어 파운드리에선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전자기기용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그러나 작년 코로나가 종식되면서 상황은 급반전된다. 대면사회 복귀와 정보통신기술(ICT) 기기 선 구매의 역효과로 인해 ICT 기기 수요가 위축된다. 게다가 차량용 반도체 대신 생산된 ICT 기기용 반도체 등을 포함, 공급물량이 넘쳐나면서 가격은 급락한다.

이에 따라 작년 11월까지 미국의 수입증가율은 금액 기준 5.2% 감소에 그쳤으나 ICT 수입증가율은 12.1%나 감소한다. 중국도 전체 수입증가율 6.1% 감소에 그쳤으나 ICT 수입증가율은 15.1%나 감소한다. ICT 시장은 침체됐고 이는 ICT 품목 수출비중이 높은 우리 전체 수출의 위축을 초래했다. 특히 대중국 수출은 크게 감소했다. 반도체 총수출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55%에 이르는 등 중국은 우리의 주력 ICT 부품시장이었기 때문이다.

예컨대 작년 우리의 대중 수출은 11월까지 2022년 동기 대비 21.2% 감소했고 그 기간 수출감소액은 306억달러였다. 그런데 동 기간 우리 반도체 대중 수출은 328억달러로 2022년 같은 기간 대비 32.9%, 161억달러 줄어들었다. 이 감소액은 대중 수출감소액 306억달러 중 53%를 차지하는 숫자였다. 다른 ICT 기기 포함 시 작년 11월까지 대중 수출감소액 중 ICT 품목의 비중은 65%에 이르렀었다.

이제 코로나 종식과 대면사회 복귀로 인한 ICT 기기 선 구매의 역효과가 사라지면서 반도체 등 ICT 수출시장 회복은 뚜렷하다. 더불어 우리의 수출도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7년 3.21%에 이르던 우리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2018년부터 지속 줄어들더니 작년엔 2.69%까지 떨어졌다가 금년 2월까지 이 점유율은 다시 2.79%로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 대한 도전은 만만치 않다. 석유화학, 전기차, 2차전지 등을 필두로 중국 제조업의 위협은 강화되고 있다. 포천지가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에 중국 기업은 2023년 135개나 포진하고 있으나 한국 기업은 18개에 불과하다.

한편, 한 리서치업체에 따르면 글로벌 AI유니콘 기업은 219개이지만 한국엔 하나도 없다. 이스라엘, 싱가포르, 인도, 이탈리아 등과도 비교된다. 한국에선 각종 기업규제로 인해 대기업은 물론 스타트업도 어렵다. 기업 성장을 촉진하는 규제혁파 등 산업선순환적 산업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다. 그래야 지속 수출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정만기 한국산업연합포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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