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영 31주년`에 무파업 깨트린 전삼노

장우진 2024. 6. 6.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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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일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신경영'을 선언한 지 31주년이 되는 날,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이 1969년 삼성전자 창립 후 첫 파업에 나선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부친의 경영 방침을 이어받아 '뉴삼성' 비전을 본격화할 채비를 갖추고, 이달 미국 출장길에 오르는 등 글로벌 보폭 확장에 나섰지만, 노조 파업이 발목을 잡는 모양새가 돼 회사 안팎에서 질타의 목소리가 강하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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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2.8만명 조합원 단체 연차
"총파업 목표로 단계 밟아나갈 것"
셧다운·브랜드 이미지 실추 우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29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을 선언하고 있다.

오는 7일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신경영'을 선언한 지 31주년이 되는 날,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이 1969년 삼성전자 창립 후 첫 파업에 나선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부친의 경영 방침을 이어받아 '뉴삼성' 비전을 본격화할 채비를 갖추고, 이달 미국 출장길에 오르는 등 글로벌 보폭 확장에 나섰지만, 노조 파업이 발목을 잡는 모양새가 돼 회사 안팎에서 질타의 목소리가 강하게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전삼노는 7일 전 조합원들에게 단체 연차를 쓰도록 하는 방식의 하루 파업에 나선다. 전삼노는 2만8400여명이 조합원을 둔 사내 최대 노조로, 전체 직원(12만4800명)의 23%가량이 속해 있다.

앞서 전삼노는 지난달 29일 삼성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화로 해결하기 위해 3차례 문화행사를 진행했지만, 전날 사측은 아무런 안건도 없이 교섭에 나섰다"며 "총 파업을 목표로 단계를 밟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이 선대회장이 신경영을 선언한 지 31주년이 되는 날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삼성 계열사들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이날 별다른 행사를 진행하지 않을 예정이지만, 회사 안팎의 위기감에 내부에서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특히 올해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신경영' 방침을 이어받아 2018년 제시한 '뉴삼성' 비전을 구체화 할 중요한 해이기도 하다. 이 회장이 이달 미국 출장길에 오르면서 약 2주간 주요 업체들과 미 의회· 정부기관까지 30여건의 릴레이 미팅을 갖는 것도 이 일환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AI반도체의 핵심으로 꼽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과 함께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려야 하는 시기다. 이에 삼성전자는 최근 DS부문장에 전영현 부회장을 선임하는 '원 포인트' 인사를 단행하는 특단의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2017년 하만 인수 이후 끊긴 대규모 인수합병(M&A)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7일은 현충일(6일)과 맞물린 '징검다리 휴가' 개념으로 당장의 생산 차질 등의 우려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노조가 총파업까지 언급했다는 점에서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셧다운(일시가동 중지)뿐 아니라 '삼성' 브랜드의 이미지 훼손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전삼노가 금속노조 가입 분위기를 유도하기 위해 고의로 교섭을 파행시킨 것 아니냐'는 문제도 제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속노조는 전날 성명을 내고 "전삼노의 투쟁을 지지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으며, 지난 기자회견에서도 금속노조 부위원장이 참석해 연대 발언에서 "소속과 상급 단체를 넘어 삼성 노동자들과 함께 투쟁하겠다"고 공식화 했다.

삼성 5개 계열사 노동조합을 아우르는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이하 초기업노조)은 최근 입장문을 내고 "최근 행보와 민노총 회의록을 보면 직원들의 근로조건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상급단체(민노총) 가입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여 그 목적성이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또 "전삼노의 회사를 공격하는 행위와 타 노조 비방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삼성 제품 불매운동, 국내외에서 이 회장을 비방하는 등 삼성의 브랜드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행위는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초기업노조는 5개 계열사 노조가 참여하고 있으며, 조합원 수는 1만9800여명으로 추산된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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