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클 폭발' 김경문 감독의 품격 "사과했다, 나는 깨끗한 야구를 하고 싶다... 그게 멋이고 스포츠" [수원 현장]
김경문 감독은 6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KT 위즈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원정 경기를 치르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질문이 나오기도 전에 먼저 전날(5일) 벌어졌던 벤치클리어링에 관해 입을 열었다.
김경문 감독은 "어제 우리가 야구에서 이겼지만, 야구에는 불문율이 있다. 상대 팀이 연패에 빠져 있을 때나, 점수 차가 크게 났을 때에는 오해를 살 수 있는 행동은 서로 하지 말아야 한다. 그게 멋이고, 그것이 스포츠"라고 운을 뗐다.
이어 김 감독은 "그 친구(박상원)가 어제 일부러 한 것은 아닌데, 상대 팀에서는 오해를 살 만한 상황이 됐다. 그래서 오늘 경기장에 나와서 정경배 수석코치와 함께 저쪽(KT 위즈)으로 가서 인사를 하라고 그랬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날 박상원과 정경배 수석코치는 이강철 감독이 취재진과 인터뷰를 마친 뒤 직접 KT 선수단을 찾아가 사과의 뜻을 전했다. KT의 더그아웃 뒤쪽에서 이강철 감독과 만난 박상원과 정경배 수석코치는 "감독님. 죄송합니다"라고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그러자 이강철 감독은 "어제 김경문 감독님과 이야기를 다 나눴다. 나는 괜찮으니까, 선배들한테 가서 사과하고, 앞으로 야구 잘하라"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그것(서로를 향한 예의는)은 지켜주는 게 좋다. 왜냐하면 다 같이 동업자들인데, 우리도 때로는 연패에 빠질 때 있고, 패할 때가 있는데 약이 오를 수 있다. 제가 이제 팀(한화)에 온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저는 그런 부분을 강조하는 편이다. 저는 팀 이미지를 깨끗하게 하면서 야구를 하고 싶다. (우리 선수들을) 좀 더 잘 가르쳐서 다음에는 그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감독은 전날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하자 이강철 감독이 서 있는 그라운드로 걸어간 뒤 이야기를 나눴다. 김 감독은 이강철 감독과 이야기를 나눈 부분에 관해 "어제 그냥 가서 미안하다고 했다. 사실 감독 입장이라는 게 경기에서 져도 속상한데, 기분 나쁠 수 있다. 그래서 미안하다고 했다. 이강철 감독도 이해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어떠한 핑계도 대지 않은 채 깔끔하게 사과하는 김 감독의 모습에서 노익장의 '품격'이 느껴졌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뒤 양 팀 선수들 모두 좀처럼 쉽게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채 격렬하게 대치했다. 이 과정에서 KT 베테랑 장성우가 박상원을 향해 돌진하려다가 동료들로부터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 벤치클리어링은 약 2분이 넘는 시간 동안 이어졌다. 다행히 류현진과 박경수 등 양 팀 고참들이 중재에 나서면서 더 큰 싸움으로는 번지지 않았다. 두 팀의 사령탑인 김경문 감독과 이강철 감독도 악수 후 그라운드로 나와 선수들을 말렸다. 이내 한화 선수들이 먼저 3루 쪽에 모인 한화 팬들을 향해 인사한 뒤 이어 KT 선수들이 도열해 1루 쪽 홈 팬들을 향해 인사하며 상황은 종료됐다.
수원=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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