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내민 푸틴 “한·러 관계 회복 준비”
“우크라에 무기 공급 안 해 감사”
공개적으로 우호적 태도 보여
韓엔 상황 관리, 北에 밀착의지 강조
서방, 우크라 무기 지원 땐 맞불 시사
푸틴 대통령은 한국과의 관계 악화 방지를 여러 차례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한·러 관계가 악화하지 않기를 희망한다. 한반도 전체와 관련해 양국 관계 발전에 관심이 있다”며 “유감스럽게도 현재 무역과 경제 관계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지만 지난 수십년간 달성한 관계 수준을 부분적으로라도 유지해 미래에 회복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다른 누군가가 좋아하든 말든 우리의 이웃인 북한과 관계를 발전시킬 것”이라며 북·러 밀착 입장을 못 박기도 했다. 지난해 9월 러시아 극동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한 그는 현재 북한 답방을 추진 중이다.
북핵 문제에 대해선 북한이 위협을 받고 있기에 할 수 있는 게 핵 실험뿐이라며 북한을 두둔했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은 미국과 (핵) 실험을 하지 않는다는 데 합의하고 시험 발사장도 해체했다. 합의했을 뿐 아니라 실행했다”며 “그들이 그 대가로 무엇을 얻었는가. 미국은 일방적으로 드러내놓고 합의를 위반했고, 당연히 북한도 합의 밖으로 걸어나왔다”고 주장했다. 또한 “(북한은) 내내 위협을 받고 있다”며 “(그들이) 달리 뭘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 등 서방이 서방제 무기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러시아 본토 타격을 허용한 것에 대해 “우리도 같은 방식으로 행동할 권리가 있다”며 서방 국가를 겨냥할 러시아산 장거리 미사일을 다른 나라에 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는 “누군가 우리 영토를 공격하고 우리에게 문제를 일으키기 위해 전쟁 지역에 그러한 무기를 공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서방의) 민감한 시설을 공격할 수 있는 지역에 같은 등급의 무기를 공급할 권리가 없는지 생각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미사일 등을 지원한 국가가 무기를 통제하고 목표물을 선택하는 것이라며 러시아 또한 ‘맞불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맞대응한 것이다.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도 언급됐다. 그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서방은 러시아가 (핵무기를) 절대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데 우리에게는 핵 정책이 있다”며 “만약 누군가의 행동이 우리의 주권과 영토를 위협한다면 우리는 우리 처분대로 모든 수단을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외에도 중국과의 경제·안보 밀착과 미국 대선, 이란 핵 협상 등 국제 현안에 대한 의견을 3시간 넘도록 말했다. 향후 20년 안에 러시아가 유럽 국가를 침공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제국주의 야망이 없다”며 ‘헛소리’라 선을 긋기도 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이 주최하는 푸틴 대통령과 세계 주요 통신사 대표의 만남은 2021년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화상회의로 진행된 이후 3년 만에 열렸다.
이민경 기자 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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