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진 “무기한 집단휴진”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2024. 6. 6.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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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대와 서울대병원이 무기한 전체 휴진을 결의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6일 오후 전체 휴진 결의문을 내고 "휴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정부에게 달렸다"고 전했다.

비대위는 지난 3일부터 이날 정오까지 전체 휴진을 결정하는 투표를 진행했고, 전체 교수 총회와 설문 결과를 종합해 필수 부서를 제외한 전체 휴진을 결의했다.

비대위는 "이에 비통한 마음으로 전면 휴진을 결의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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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병원의 모습. (서울=뉴스1)
서울의대와 서울대병원이 무기한 전체 휴진을 결의했다. 휴진은 오는 17일부터 시작한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6일 오후 전체 휴진 결의문을 내고 “휴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정부에게 달렸다”고 전했다. 비대위는 지난 3일부터 이날 정오까지 전체 휴진을 결정하는 투표를 진행했고, 전체 교수 총회와 설문 결과를 종합해 필수 부서를 제외한 전체 휴진을 결의했다.

비대위는 “정부가 모든 전공의에 대해 지난 진료유지명령과 업무개시명령을 완전히 취소하고, 정부의 자기결정권 박탈 시도로 현 사태가 악하된 데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가시적인 조치를 취할 때가지 전면 휴진은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비대위는 “오래 전 모든 국민이 의료 혜택을 받게 하기 위해 시작된 전국민 건강보험제도의 의료수가정책은 수십 년의 시가이 흐르는 동안 기형적으로 변해 지금 필수의료의 위기, 의료전달체계의 왜곡, 지역의료의 붕괴를 도모하고 있다”며 “반면 정부는 불신과 반목을 반복해 우리나라의 의료 정책은 협의와 숙의가 아닌 불통과 강압으로 수립되고 있다”고 했다.

비대위는 “의사들이 집단행동을 하기도 전에 정부가 집단 연가 불허, 진료유지명령 등을 쏟아낸 것은 의료 정책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있는 불순한 의도가 의료계와 정부 간의 불신, 불통과 맞물렸기 때문이다”고 했다. 이어 “수련을 받던 만여 명의 젊은 의사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진료 현장을 떠났지만 13만 명의 병원에 남은 의사들이 진료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정부는 비상의료상황 ‘심각’ 단계를 선포하며 사직서수리금지명령과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젊은이들의 자기결정권을 무시당했고 기존 직장의 업무를 지속할 것을 명령 받았다”며 “이를 이행하지 않은 대부분의 전공의들은 현행법 위반에 대한 처벌로 3개월 면허 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통지 받았다”고 했다.

직업 선택 자유 사라지고 강제 노동 명령...비통한 마음으로 휴진

비대위는 “자유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에서 언제부터 직업 선택의 자유가 없어지고 정부가 강제 노동을 명령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나”라며 “강제 노동 명령에 불응하였다는 이유로 개인을 처벌하는 것이 자유 민주주의 국가의 정부가 국민에게 행할 수 있는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아직도 의사라는 이유 만으로 개인의 자유를 박탈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말하며 강제 노동을 거부한 젊은이들을 범법자로 취급한다”며 “(정부는) 수련생들이 병원을 떠난 후 중증, 응급 환자의 치료가 지연되는 것이 비정상적인 시스템 때문이 아닌 전공의들이 의사의 책무를 저버렸기 때문이라고 호도한다”고 꼬집었다. 비대위는 “이에 비통한 마음으로 전면 휴진을 결의한다”고 전했다.

비대위는 “저희의 휴진으로 불편을 겪게 되실 환자분들께 진정으로 죄송하다”며 “환자들께 피해가 가는 것은 평생 의업에 종사해온 저희에게는 견딜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는 17일 이후에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에서 진료를 받으시는 환자분들께서는 정부의 저 무도한 처사가 취소될 때까지 저희 병원에서의 진료를 미뤄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다만 “휴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정부에게 달렸음을 양해해 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비대위는 마지막으로 “이제라도 (정부가) 국민의 자기결정권 박탈 시도를 중단하고 이번 의료사태의 정상화를 위한 합리적 조치를 취한다면 저희는 휴진을 할 의사가 없다”며 “부디 저희가 오늘 결의한 휴진이 실행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중증환자연합 “국민 세금으로 운영하는 국립대…휴진은 비인도적 결정”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비대위의 결정이 “환자의 생명권을 박탈하는 비인도적 결정”이라며 규탄했다. 이들은 이날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대위의 전면 휴진 결의문에 이어 입장문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연합회는 “서울의대 교수들이 무기한 집단 휴진을 결의한 것은 국민생명보다 의료집단 이기주의를 합리화함으로써 환자들을 내팽개친 무책임한 행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법을 어기고 집단행동을 한 전공의들에 대한 정부 조치를 철회하라는 의대 교수들의 요구는 적반하장”이라며 “의사로서, 교육자로서 제자들의 그릇된 집단행동을 만류하고 가르쳐야 할 의대 교수들이 오히려 제자들을 앞세워 의사 집단의 이익을 지키려는데 급급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어 “환자를 버리고 떠난 의사들의 주장은 그 자체로 정통성과 정당성을 잃었다”고 했다.

연합회는 “의료 현장을 떠난 의대 교수들을 즉각 해직하고 양심적인 의사들로 새롭게 교수진을 꾸려라”라며 “그것이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국립대의 마땅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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