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넘은 세리머니 때문? 14년만에 경기 뒤 벤치 클리어링, 왜
“야! 너 이리 와봐.” 프로야구 KT 황재균(37)이 지난 5일 수원에서 경기가 끝난 직후 한화 투수 박상원(30)을 향해 소리치며 다가갔다. 그러자 벤치 클리어링(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몸싸움을 벌이는 것)이 발생했다.
발단은 이날 한화가 12-2로 크게 앞선 8회말. 10점 차로 크게 앞선 상황에서 올라온 박상원은 선두 타자 김상수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한 뒤 오른발을 높게 들어 올리며 기뻐했다. 이어 다음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 역시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한 뒤에도 글러브로 박수를 치며 포효했다. 이닝이 끝나자 KT 더그아웃에서 포수 장성우(34)가 박상원을 향해 소리치면서 화를 내는 모습이 잡혔다. 그러자 한화 류현진(37)이 ‘이해한다. 내가 말을 잘해보겠다’는 취지로 손짓을 했다. 한화 주장 채은성도 박상원과 뭔가 대화를 나눴다.
경기는 그대로 끝났지만 사달이 났다. 황재균이 흥분해서 박상원을 향해 다가가고 장성우도 뒤따르자 양 팀 선수들이 우르르 몰려나와 일부는 말리고 일부는 몸싸움을 하는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났다. 경기 종료 후 벤치 클리어링은 2010년 5월 잠실 롯데·LG전 이후 14년 만이다.
한화 김경문(66) 감독은 리그 복귀 2경기 만에 벤치 클리어링을 겪는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후배인 KT 이강철(58) 감독과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교감도 나눴다. 김 감독은 “야구는 하면서 배워야 할 건 배워야 한다. 오늘 경기 후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서는 더 가르치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한화는 6일 경기 전 정경배 수석코치와 박상원이 KT 라커룸을 찾아 이 감독에게 고개를 숙였고, 황재균과 장성우에게 사과했다.
야구계엔 치열하게 승부를 겨루면서도 서로 넘지 않는 선이 있다. 일종의 금기이자 불문율. 불필요하게 감정을 자극하거나 다치게 하지 않는다는 동업자 정신에 바탕을 둔 관습 같은 것이다. 대표적인 게 승부가 확실히 기운 상황에서 상대 팀을 존중하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점수 차가 큰데 도루를 하거나 번트를 대는 작전은 비(非)매너로 간주한다. 세리머니도 비슷한 맥락이다.
타자로 들어선 투수에게 빈볼이나 보복구 던지기, 송구를 방해하기 위해 야수에게 돌진하기, 크게 이기고 있을 때 3볼 노스트라이크에서 스윙하기 등은 야구를 하는 나라에선 다 엇비슷하게 금기로 통용된다. 홈런을 친 다음 호쾌하게 배트를 내던지는 ‘배트 플립’은 미 프로야구(MLB)에서는 자제하지만 한국에선 자유롭게 하는 편이다.
6일 경기에선 한화가 KT를 6대0으로 이기며 김 감독 취임 후 3연승을 달렸다. 한화 선발 류현진은 6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4승(4패)을 챙겼다. 한화는 7회초 최인호 적시타로 1점, 9회초 노시환 솔로포 등 5안타로 4점을 추가했다.
KIA가 롯데와 접전 끝에 5대4로 이겨 1위 자리를 지켰다. KIA 선발투수 양현종(6이닝 3실점)은 통산 두 번째 2000탈삼진 기록을 세웠다. 김선빈이 결승타를 때렸다. 정해영은 시즌 18세이브를 거뒀다. KIA는 롯데 맞대결에서 5연패, 리그 3연패를 끝냈다.
두산은 창원에서 NC 3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면서 3위로 올라섰다. 두산이 NC를 상대로 NC파크에서 3연전 시리즈를 모두 이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인천에서는 SSG가 삼성을 4대0으로 이겨 3연전을 2승 1패로 마감했다. SSG 선발 오원석은 5이닝 무실점 시즌 5승째를 수확했다. 시즌 여덟 번째 홈경기 매진을 기록한 LG는 잠실에서 키움을 8대4로 누르며 KIA에 0.5경기 차 추격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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