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해외여행 카드’ 경쟁 치열… 회장들 직접 나섰다
하나, 트래블로그 행사에 회장 참석
신한도 CEO들 나서서 카드 홍보
역마진 우려에도 고객유입 효과 커
우리·농협도 신규 카드 출시 예정
■"주재원·출장자 당행 카드 사용"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및 각 계열사는 해외 주재원과 임직원 해외 출장 시 트래블러스 체크카드 발급·이용을 적극 권유하고 있다. 실제 각 계열사가 참여하는 CEO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논의됐다. KB국민은행과 KB국민카드는 지난 4월 22일 전세계 33종 통화에 대해 100% 환율 우대를 제공하고 해외 가맹점·ATM 이용 시 수수료를 면제하는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4일 만에 10만장을 돌파해 KB국민카드 단일 상품으로 '최단 기간 내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하나(트래블로그), 신한(쏠 트래블카드)보다 후발주자인 만큼 영업력을 집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찍이 여행 체크카드 시장 공략에 나선 하나금융에서는 함영주 회장이 트래블로그 관련 행사에 직접 참석하고 있다. 함영주 회장은 지난 4일 이승열 하나은행장,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이사와 함께 하나은행 본점에서 트래블로그 서비스 가입자 500만명 돌파를 기념해 임직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신한금융에서도 정상혁 신한은행장,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이 직접 나서서 쏠 트래블 체크카드를 홍보했다. 지난 2월 출시 당시 "10년 내 최고 히트할 상품"(정상혁 행장), "기존 존재하는 카드 상품 중 이만한 상품은 없을 것"(문동권 사장)이라고 직접 소개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말 기준 신한은행·카드 트래블카드 누적 가입 좌수는 73만4973좌로 집계됐다. 출시 석 달 만에 73만좌를 돌파한 것은 신한은행·카드에서 우수 직원들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영업력을 집중시켰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은 올 1·4분기 리테일 외환 대직원 프로모션으로 트래블카드 신규 발급 1위 직원에게 유럽 항공권을, 2~51위에는 해외 연수 기회를 줬다.
■해외 결제시장+MZ세대 공략 효과
금융사 CEO까지 직접 실적 제고에 나선 것은 여행 카드가 해외결제 시장을 공략하고, 신규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은행과 카드 간 연계를 통해 카드 고객이 은행 계좌를 만들고, 은행 고객들은 같은 지주 내 카드사에서 여행 카드를 신규 발급하는 것이다.
파격적인 환율 우대에 수수료 면제로 당장은 역마진이 나지만, 고객 유입의 중장기적 효과가 더 크다는 게 금융사의 판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금없는 사회 트렌드에 대응하고 MZ세대 위주로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각 사에서 할인 혜택과 서비스를 확대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고금리 상황에서 은행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이 있기 때문에 고수익 상품 영업보다는 고객에게 헤택을 많이 주는 상품 위주로 영업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며 "길게 보면 기반 고객을 늘릴 수 있어 여행 카드에 대한 영업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우리금융에서도 이달 중 환율 우대 등의 혜택을 담은 여행 카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도 "정확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여행 카드 출시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 외화머니 선물하기 기능 △해외 여행 시 원활한 이용을 위한 '심플모드' 출시를 추진하고 있다. 신한금융에서도 해외 및 국내 주요 가맹점 할인 혜택을 늘리고 카드 디자인을 추가하는 등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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