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 빅10 중 8개국 올해 안에 금리인하

캐나다, G7 가운데 첫 인하
ECB, 2년만에 0.25%P 내려

팬데믹 이후 세계를 덮친 인플레이션이 올해 들어 둔화하면서 세계 10대 통화국 가운데 8곳이 연내 기준금리를 내릴 전망이다. 2022년부터 이어진 유례없는 금리 인상 랠리 약 2년 만에 '글로벌 통화정책 전환(피벗)'이다.

6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은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금리인상을 시작한 2022년 7월 이후 1년11개월 만에 통화정책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이번 인하로 유럽 기준금리는 연 4.25％, 수신금리와 한계대출금리는 각각 연 3.75％, 연 4.50％가 됐다. 앞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를 비롯해 루이스 데긴도스 부총재는 "ECB가 6월에 현 4%인 수신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6월 인하를 선제적으로 공언한 바 있다.

전날 캐나다 중앙은행(BOC)이 주요 7개국(G7) 가운데 처음으로 정책금리를 기존 연 5%에서 4.75%로 0.25%포인트 내렸다. 캐나다가 금리를 내린 것은 팬데믹 발발 직후인 2020년 3월 이후 4년여 만이다. 이날 결정은 최근 캐나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대비 2.7%까지 둔화된 데 따른 것이다.

7월 총선을 앞둔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이달 20일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5일 발표한 5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수정치가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해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10대 통화국 중에서 17년 만에 제로금리에서 벗어난 일본과 아직 물가가 잡히지 않은 호주를 제외한 8개국이 연내 금리 인하가 확실시된다. 세계 10대 통화국이란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는 통화를 발행하는 국가들로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영국, 중국, 캐나다, 스위스, 호주, 스웨덴, 노르웨이를 말한다.

이 중 5개국(중국, 캐나다, 스위스, 스웨덴, EU)은 이미 연초부터 정책금리 인하를 시작했고, 나머지 3개국(미국, 영국, 노르웨이)도 연내 1회 이상 정책금리를 인하할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오는 1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금리를 현행 5.25~5.5%에서 동결할 것이 유력하지만, 점도표 공개를 통해 시장에 연내 1~2회 금리 인하 경로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안갑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