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클리어링 수습한 김경문 감독…“그게 멋이고, 스포츠”[스경x현장]
지난 5일 수원 KT전에선 경기 종료 직후 양 팀 선수들이 충돌하는 일이 벌어졌다. 구원 투수 박상원의 ‘격한 세리머니’가 KT 선수들을 자극했다. 12-2로 앞선 8회말 등판한 박상원은 선두 타자 김상수를 상대로 삼진을 잡은 뒤 크게 포효했다.
뒤이어 멜 로하스 주니어, 김민혁에게 아웃 카운트를 뺏을 때마다 세리머니를 했다. 더그아웃에서 이 장면을 지켜보던 KT 장성우가 1차로 격분했고, 화를 식히지 못한 황재균이 경기 뒤 박상원을 향해 달려들었다.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하기까지 과정이다.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한동안 실랑이가 이어졌다. 이때 김경문 한화 감독이 홈팀 더그아웃에 있던 이강철 KT 감독을 찾아가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양 팀 감독의 중재로 상황은 일단락됐다. 김 감독은 “야구를 하면서 배울 건 배워야 한다”며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선 선수들을 더 가르치겠다”고 정리했다.
박상원은 정경배 수석코치와 함께 하루 뒤인 6일 KT와 경기를 앞두고 이강철 KT 감독과 주장 박경수에게 사과의 뜻을 전달했다. 김 감독의 주문 사항이었다. 김 감독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야구에는 정말 불문율이 있다. 상대가 연패하고 있거나 점수 차가 많이 날 땐 오해 사는 행동을 서로 하면 안 된다”며 “그게 멋있는 것이고, 스포츠”라고 말했다.
이어 “박상원이 일부러 (격한 세리머니를) 한 건 아니다. 그래도 상대가 오해를 가질 만한 상황이 됐으니까 인사를 하라고 했다”며 “아직 한화에 온 지 얼마 안 됐지만, 팀 이미지가 이왕이면 신선하고 깨끗했으면 좋겠다. 다음엔 그런 불미스러운 일이 없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전날 이 감독을 찾아간 것에 대해 “‘미안하다’고 했다. 이 감독도 이해해줄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경기 전 “선수들 입장에선 당연히 화가 날 것”이라면서도 “어제(5일) 김 감독님이 오셔서 다 정리하셨다. 지나간 일”이라고 했다. 사과를 받은 주장 박경수도 “서로 잘 풀었다”며 “더 이상 문제화시키지 않도록 했다”고 전했다.
수원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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