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社, 인공지능 스타트업 투자 급감
올들어 100억, 단 1건 그쳐
빅테크 '승자독식' 현상에
MS·구글 등과는 협력 강화
수조원대 막대한 자금 필요
스타트업 '옥석가리기' 시작
올해 들어 통신 3사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2년간 통신 3사가 3000억원을 쏟아부으며 다양한 AI 스타트업 투자에 열을 올렸지만 올해 들어 투자 건수가 단 1건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비해 KT가 지난 3일 마이크로소프트(MS)와 AI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는 등 빅테크와 협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빅테크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면서 자금 투자를 빅테크와 협력하는 쪽에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6일 통신업계와 스타트업 정보업체 더브이씨(The VC)에 따르면 올해 들어 통신 3사가 국내 AI 스타트업에 투자한 규모는 100억원에 불과하다. 지난 1월 LG유플러스가 포티투마루에 지분 투자를 단행한 단 1건이 이에 해당한다. SK텔레콤과 KT는 올해 들어 AI 스타트업에 신규 투자한 사례가 없다. 이는 지난해와는 다른 분위기다.
SK텔레콤은 지난해에만 미국 스타트업인 앤스로픽에 1억달러(약 1370억원), 토종 스타트업인 스캐터랩(150억원), 페르소나AI(50억원) 등에 1664억원을 투자했다. 이들은 생성형 AI, AI 챗봇 '이루다' 운영사, 대형언어모델(LLM) 올인원 솔루션 기업, AICC(AI콘택트센터) 기업이다. 2022년 10월 코난테크놀로지에 224억원을 지분 투자한 데 이어 규모를 대폭 확대한 것이다.
KT도 지난해 토종 스타트업인 모레(150억원), 매스프레소(100억원), 업스테이지(100억원), 리벨리온(200억원) 등에 50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2021년 60억원(파두 30억원·모레 30억원), 2022년 316억7000만원(모레 10억원·파두 6억7000만원·리벨리온 300억원) 등에 이어 투자를 크게 늘렸다. LG유플러스는 2022년 미국 스타트업 휴메인과 인월드AI에 각각 260만달러(약 35억6000만원), 300만달러(약 41억원) 등을 투자한 바 있다.
올해 들어 분위기가 급반전한 것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2021년 하반기부터 지난해까지는 일단 유망하다고 여겨지는 AI 스타트업이라면 다른 기업이 먼저 투자하기 전에 입도선매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정도로 AI 투자붐이 일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최근 통신사들은 각 사 AI 서비스 라인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AI 스타트업인지 따져보고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AI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빅테크를 중심으로 '승자 독식' 구조가 강화돼 통신사들이 스타트업보다는 빅테크와의 협력 강화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빅테크와의 협력 규모는 대체로 수조 원에 달하기 때문에 여기에 집중하면 그만큼 스타트업 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M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KT의 경우 2022년만 하더라도 자체 초거대 AI 믿음의 상용화를 발표하고 AICC에 적용하는 등 AI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왔다. 하지만 메타, 구글 등 빅테크의 생성형 AI 기술과 국내 통신업계간에 협력관계가 구축되는 등 AI 기술 패권을 둘러싼 글로벌 합종연횡 상황이 이어지자 MS와 맞손을 잡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KT가 구체적 투자협력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수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협약을 통해 두 회사는 '소버린 AI·클라우드' 공동 연구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한편 AI 스타트업의 실적 부진도 투자 감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업스테이지는 지난해 영업수익 46억원을 기록해 2022년 59억원 대비 13억원 줄었다. 한 벤처캐피털(VC)업계 관계자는 "단기간 AI 스타트업이 우후죽순으로 생겼지만 결국 기술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을 중심으로 AI 스타트업시장이 정돈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대기 기자 / 김도엽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밀양 성폭행’ 3번째 가해자 공개…“다니던 대기업서 임시 발령 조치” - 매일경제
- 영일만 검증 美회사 오너 “동해유전, 의문 많은 것 알아…분명한 답 내놓겠다” - 매일경제
- “한 달 새 700만개 팔렸다”…신라면 못지않은 농심 야심작, 뭐길래 - 매일경제
- “접는 건 삼성이 휩쓸 줄 알았더니”…폴더블폰 세계1위 바뀌었네 - 매일경제
- “9년만에 희망퇴직 받는다”…‘이 회사’ 실적도 좋다는데, 왜? - 매일경제
- 80kg까지 쪘던 성유리, 30kg 뺐다…폭풍 다이어트, 성공 비결은? - 매일경제
- 푸틴 “한국에 대단히 감사, 한러 관계 회복 준비”…깜짝 발언 배경은? - 매일경제
- 유람선 파티·조폭 동원·밀항…범죄영화 방불케한 ‘4467억 사기 일당’ - 매일경제
- 차 세우더니 수갑 채워 납치…관광객 몸값 뜯어낸 막장 필리핀 경찰들 - 매일경제
- 이정후, 어깨 수술 받았다...회복에 6개월 예상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