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가야 할까요”…‘야구계의 뜨거운 감자’ 3피트 라인에 대한 이승엽 감독의 묵직한 한 마디 [MK창원]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2024. 6. 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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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가야 할까요.”

두산 베어스를 이끄는 이승엽 감독이 ‘야구계의 뜨거운 감자’ 3피트 라인에 대해 일침을 날렸다.

이 감독은 6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리는 2024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NC 다이노스와 홈 경기를 앞두고 전날(5일) 일전을 돌아봤다.

두산을 이끄는 이승엽 감독. 사진=두산 제공
이승엽 감독은 5일 창원 NC전 7회초 때 퇴장당했다. 당시 상황은 이랬다. 두산 선두타자 조수행이 투수 땅볼을 쳤다. 마운드에 있던 NC 김영규는 즉각 1루로 공을 뿌렸지만, 1루수 맷 데이비슨은 이를 잡지 못했다.

NC 벤치는 즉각 3피트 라인 수비 방해와 관련해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고, 그 결과 조수행은 3피트 수비 방해를 했다는 이유로 아웃됐다. 이에 이승엽 감독은 즉각 벤치를 박차고 나왔지만, 번복은 없었고, 비디오 판독 후 항의하면 퇴장된다는 규정에 따라 퇴장당했다.

4일 경기에 이은 이틀 연속 퇴장이었다. 이승엽 감독은 4일 창원 NC전 9회초 1사 후 이유찬이 도루를 시도한 뒤 김주원의 주루 방해로 세이프 판정을 받았지만, 심판진의 의사소통 미스로 비디오 판독 끝에 아웃으로 번복되자 항의하다 퇴장당한 바 있다. 주루 방해는 비디오 판독 대상에 들어가지 않는다.

3피트 라인에 대해 불만을 표한 이승엽 두산 감독. 사진=김영구 기자
3피트 라인은 그동안 야구계의 뜨거운 감자로 불려왔다. 규정 자체가 너무나 애매한 까닭이다. 지난해 8월 3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LG 트윈스전을 살펴보자. 당시 무사 1루에서 LG 박동원은 기습적인 번트를 시도했다. 볼은 3루 라인선상을 타고 흘렀고, 키움 3루수 송성문은 이를 급히 잡아 1루로 뿌렸다.

공과 타자 주자 박동원은 거의 같은 타이밍에 1루에 도달했다. 이때 키움 1루수 이원석은 박동원과 충돌하며 공을 잡지 못했고, 무사 1, 3루가 연결되는 듯 했다. 당초 심판진의 첫 판정은 3루수 송구 실책. 그러나 이후 이들은 비디오 판독 끝에 3피트 수비 방해를 했다는 이유로 박동원은 아웃, 3루에 안착했던 문보경에게는 1루로 돌아가라는 판정을 내렸다.

당시 기자와 만났던 해당 경기 1루심 박기택 심판은 “박동원 선수의 마지막 (왼)발이 (라인) 안쪽으로 들어갔다. 라인을 밟는 것까지는 허용하는데, 라인 안쪽으로 들어갔을 때 방해가 일어나면 수비 방해를 선언하는 것”이라며 “처음에 밖에서 봤을 때는 발이 라인에 걸쳐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심판은 “발이 무조건 라인을 밟아야 한다. 박동원 선수는 잘 가다가 마지막에 라인 안쪽으로 왼발이 들어왔고, 이원석 선수와 접촉이 있었다”며 “처음에는 발이 라인을 밟고 있는 것 같아 인플레이로 놔뒀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마지막 발이) 라인을 밟았나를 두고 고심했는데, 판독실에서 발이 완벽히 들어 왔다고 했다. 그래서 수비 방해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달 10일 광주 SSG랜더스-KIA 타이거즈전에서는 다른 판정이 내려졌다. 기예르모 에레디아(SSG)가 투수 방면 땅볼을 친 뒤 1루에서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3피트 라인 안쪽으로 뛴 것처럼 보였지만, 번복은 없었다. 이에 KIA는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공문까지 보내 확인을 받았다.

두산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이승엽 감독. 사진=천정환 기자
6일 경기 전 만난 이승엽 감독은 이렇듯 애매한 3피트 라인 규정에 대해 불만을 표함과 동시에 KBO에 명확한 규정을 만들어 줄 것을 요구했다. 먼저 ”어디로 가야 할까요“라며 취재진에게 반문한 이 감독은 ”오버런을 할 수는 없지 않나. 조수행의 주루 플레이는 지극히 정상적이었다 생각한다. 그런데 심판과 비디오 판독실은 방해가 됐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스코어) 2-2였고 선두타자였다. 그 상황이 저에게는 매우 중요했다. 명백히 방해라고 판단했으면 수긍을 했겠지만, 때로는 수긍하지 못할 때도 있다”면서 “우리가 표현을 할 수 있는 권리도 있다. 표현하면 당연히 퇴장 당하지만 감수를 했다”고 덧붙였다.

이승엽 감독은 또한 타자 주자가 최대 속도로 달릴 수 있도록 조건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처럼 파울라인 안쪽으로 뛰는 것까지 인정을 해야한다는 것.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는 올 시즌부터 파울 라인 안쪽도 타자 주자의 ‘주로’로 인정하기로 했다.

이 감독은 “(3피트 라인은) 우리 팀 뿐 아니라 10개 구단 모두가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지난번에는 더 안으로 뛰었지만 정상적인 플레이라는 판단을 받은 적이 있다. KBO에서 기준점을 잡아줘야 한다”며 “유불리를 떠나 명확하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가르쳐줬으면 좋겠다. 밖으로 뛰면 아웃될 확률이 높다. 밖으로 뛰면 (뛰는 거리가 길어져) 한 발이 늦는다. 찰나의 순간으로 아웃되고 세이프 되는데 베이스를 밟으려면 (안쪽)으로 갈 수 밖에 없다. 미국 같은 경우도 (타자 주자에게 주로로) 안쪽을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좋은 부분이 있으면 공유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승엽 감독은 실행위원회가 다음주(11일)에 열린다. 계속 이런 미스가 나오니 우리 뿐 아니라 KBO 쪽에서도 야구의 발전을 위해 심도있게 협의를 해야 하지 않을까“라며 ”계속 이렇게 가다가는 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두산은 이날 투수 브랜든 와델과 더불어 정수빈(중견수)-허경민(3루수)-헨리 라모스(우익수)-양의지(포수)-김재환(지명타자)-양석환(1루수)-강승호(2루수)-김재호(유격수)-조수행(좌익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이승엽 감독의 두산은 6일 창원 NC전에서 연승을 이어갈 수 있을까. 사진=김영구 기자
창원=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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