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S·2000K’, 그리고 3연패 탈출까지, 눈부셨던 ‘대투수’의 역투···KIA, 롯데에 5-4 역전승 ‘롯데전 5연패 탈출+선두 사수’

윤은용 기자 2024. 6. 6.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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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양현종. 광주 | 연합뉴스



광주 | 연합뉴스



정확히 16년전인 2008년 6월6일. 대전구장에서 우리 히어로즈(현 키움)전에 선발 등판한 송진우(당시 한화)는 8회 2사 후 송지만을 상대로 한국프로야구 사상 최초의 ‘2000탈삼진’ 고지를 밟았다.

데자뷔일까. 2024년 6월6일. 광주에서 또 한 명의 ‘위대한’ 왼손 투수 한 명이 송진우에 이어 한국프로야구 역대 두 번째로 2000탈삼진 고지를 등정했다. KIA의 영원한 에이스이자 ‘대투수’ 양현종이 경기장을 가득 채운 만원 관중들 앞에서 대기록을 달성했다. KIA 역시 극적인 역전승으로 팬들의 기쁨을 두배로 만들었다.

양현종은 6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롯데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3실점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KIA는 롯데에 5-4 역전승을 거두고 3연패 및 롯데전 5연패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선두를 사수하는데 성공했다.

승패를 기록하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오기는 했지만, 경기 전까지 통산 1998개의 탈삼진을 기록하고 있었던 양현종은 이날 5개를 추가하며 송진우 이후 16년 만에 한국프로야구 역대 2번째 2000탈삼진 고지에 올랐다.

이범호 KIA 감독으로부터 2000탈삼진 달성을 축하하는 꽃다발을 받는 KIA 양현종. 광주 | 연합뉴스



양현종은 만 36세 3개월 5일의 나이로 2000탈삼진을 달성해 송진우의 42세 3개월 21일 기록을 6년이나 앞당겼다. 2007년 4월2일 무등 현대전에서 첫 탈삼진을 기록한 이래 17년하고도 2개월 1일이 더 걸려 고지를 밟았다. 2016년 7월24일 광주 NC전에서 1000탈삼진을 달성했고, 2019년 8월28일 광주 삼성전에서 1500탈삼진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날 드디어 2000탈삼진에 성공했다.

양현종의 대기록은 2회초에 나왔다. 1회초 손호영을 삼진으로 잡아내 1999탈삼진 고지에 올랐던 양현종은 2회초 1사 후 나승엽에게 안타를 맞은 뒤 다음 타자 김민성을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128㎞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대기록을 완성했다.

이런 대기록과 역투에도 불구하고, 양현종은 야수들과 타선의 도움을 지독히도 받지 못하며 하마터면 패전 투수가 될 위기까지 갔다. 양현종은 1-0으로 앞선 3회초 선두 타자 손성빈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허용하며 위기에 몰렸다. 그리고 다음 타자 박승욱을 중견수 방면 뜬공으로 유도했다. 타구가 생각보다 뻗어 나가긴 했지만 중견수 소크라테스가 이미 낙구 지점까지 가 있어 희생플라이로 1점을 주고 끝내는 상황이 예상됐는데, 갑자기 소크라테스가 마지막 순간 집중력을 잃고 공을 놓쳤다. 그리고 타구는 소크라테스의 머리를 넘겨 원바운드로 담장을 넘어가는 1타점 인정 2루타가 됐다. 공식 기록은 안타였지만, 사실상 소크라테스의 실책이나 다름없는 플레이였다. 이범호 KIA 감독은 4회초 수비를 앞두고 소크라테스를 최원준으로 교체해버렸다. 문책성 교체였다.

KIA는 전날 경기에서도 우익수 나성범이 5회초 아웃카운트를 착각하고 포구 후 안일하게 있다가 2루 주자 고승민이 3루를 돌아 홈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 변명할 수 없는 본헤드 플레이로, 이범호 감독은 6회초 수비를 앞두고 나성범을 이창진으로 교체, 확실한 메시지를 던졌다. 그런데도 이틀 연속 같은 플레이가 나왔으니 답답하지 않을 수 없었다.

KIA 김선빈. 광주 | 연합뉴스



1사 주자 없어야 하는 상황이 무사 2루가 된 상황에서 양현종은 최선을 다해 막았음에도 이어진 2사 3루에서 손호영에게 적시타를 맞아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4회초를 무실점으로 막아낸 양현종은 5회초 선두타자 손성빈에게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허용했으나 이후 더 이상 추가실점하지 않고 6회초까지 버틴 후 마운드를 내려왔다.

롯데 선발 김진욱(5.1이닝 2실점)에 틀어막혀 5회까지 박찬호의 솔로홈런 하나로 뽑은 1점에 묶여있던 KIA 타선도 6회말 드디어 살아나기 시작했다. 선두 타자 김도영이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1사 후 김진욱이 내려가고 올라온 최이준을 상대로 2루 도루를 성공시켰고, 2사 후 ‘작은 거인’ 김선빈이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투런포를 작렬했다.

이후 팽팽한 승부를 이어가던 KIA는 8회초 1사 후 전상현을 대신해 마운드에 오른 곽도규가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아낸 뒤 손호영에게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맞아 다시 3-4로 리드를 내줬다. 그래도 홈팬들 앞에서 스윕의 굴욕을 당할 수 없었던 KIA는 8회말 1사 후 김도영이 롯데 전미르를 상대로 왼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날려 다시 균형을 맞췄고, 나성범의 2루타로 만들어진 2사 2루에서 김선빈이 우중간에 떨어지는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려 끝내 5-4로 경기를 뒤집었다. 9회초 마운드에 오른 KIA 마무리 정해영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18세이브째를 올렸다.

KIA 김도영. 광주 | 연합뉴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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