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 쾅, 쾅!' 김선빈+박찬호+김도영이 쏘아 올린 대포…'연이틀 문책성 교체' KIA의 힘겨웠던 '선두 사수' [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박승환 기자] KIA 타이거즈가 모처럼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두 경기 연속 '문책성 교체'가 나올 정도로 분위기가 좋지 않았는데, 경기 막판까지 치열한 공방전을 펼친 끝에 마침내 미소를 지었다.
KIA는 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8차전 홈 맞대결에서 5-4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KIA는 시즌 3연패와 롯데전 5연패의 늪에서 마침내 벗어났고, 1위 자리를 지켜내는데 성공했다.
▲ 선발 라인업
롯데 : 윤동희(중견수)-고승민(우익수)-손호영(2루수)-빅터 레이예스(좌익수)-나승엽(1루수)-김민성(3루수)-이정훈(지명타자)-손성빈(포수)-박승욱(유격수), 선발 투수 김진욱.
KIA : 박찬호(유격수)-이창진(좌익수)-김도영(3루수)-나성범(지명타자)-이우성(우익수)-김선빈(2루수)-소크라테스 브리토(중견수)-변우혁(1루수)-김태군(포수), 선발 투수 양현종.
최근 양 팀의 분위기는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KIA는 전날(5일) 패배로 인해 무려 7년 만에 롯데를 상대로 5연패의 늪에 빠졌다. 반대로 롯데는 2478일 만에 KIA전 5연승을 질주했다. 특히 KIA의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전날(5일) 아웃카운트를 착각하며 후속 플레이를 이어가지 않으며 본헤드 플레이를 한 '캡틴' 나성범을 경기 중 교체할 정도. 이범호 감독은 경기에 앞서 "플레이에 대한 확실한 반성이 필요했다"고 교체 이유를 밝히며 "선수들 전체가 집중을 해줘야 하는 시기고,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며 이례적으로 쓴소리를 내뱉었다.
사령탑의 강력한 메시지, 전날 경기가 종료된 후 가졌던 미팅의 효과 덕분일까. KIA는 모처럼 경기 초반의 주도권을 손에 넣었다. KIA는 1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박찬호가 롯데 선발 김진욱의 2구째 140km 직구가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자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그리고 이 타구는 챔피언스필드 좌측 담장을 넘어간 뒤 돌아오지 않았다.이 홈런은 시즌 2호 홈런으로, 개인 통산 두 번째 1회말 선두타자 홈런이자 팀 통산 4600번째 홈런으로 연결됐다.
좋은 분위기는 마운드에서도 만들어졌다. 이날 경기 전까지 1998탈삼진을 기록 중이던 '대투수' 양현종이 1회초 손호영, 2회초 김민성을 상대로 두 개의 삼진을 더하며 역대 최초로 2000탈삼진을 달성한 송진우(前 한화, 42세 3개월 21일)의 기록을 무려 6년 앞당김과 동시에 KBO리그 역대 두 번째 2000탈삼진의 고지를 밟았다. 그런데 3회부터 경기의 분위기가 롯데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롯데는 3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손성빈이 양현종의 5구째 129km 체인지업을 밀어쳐 우중간을 가르면서 분위기가 롯데쪽으로 확 기울기 시작했다. 롯데는 손성빈의 3루타로 만들어진 동점 찬스에서 전날 잘 맞은 타구들이 야수들 정면으로 향하면서 아쉬움을 삼켰던 박승욱이 양현종의 초구 140km 직구를 통타했고, 이 타구는 중견수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키를 넘어간 뒤 인정 2루타로 연결됐다. 그리고 롯데는 고승민의 진루타로 마련된 2사 3루에서 손호영이 적시타를 터뜨리며 1-2로 역전에 성공했다.
1-2의 근소한 리드를 지켜나가던 롯데는 5회초 한 점을 더 달아났다. 이번에도 주인공은 손성빈이었다. 손성빈은 양현종의 5구째 140km 직구가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형성되자, 다시 한번 거침없이 방망이를 내밀었고,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3호 홈런으로 비거리 125m. 프로 커리어 통산 단 한 번도 맞붙어보지 않았던 '대투수'를 완벽하게 공략해낸 것.
KIA는 3회초 박승욱의 타구 때 아쉬운 수비를 펼쳤던 소크라테스를 교체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전날 나성범을 교체한 것과 같은 문책성 교체였다. 하지만 KIA는 좀처럼 롯데 마운드를 공략하지 못하며 어려운 경기를 거듭했는데, 6회말 공격에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KIA는 선두타자 김도영의 볼넷과 도루, 이우성의 진루타로 마련된 2사 3루에서 김선빈이 롯데의 바뀐 투수 최이준의 7구째 149km 직구를 공략해 좌월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균형을 맞췄다.
이후 양 팀은 치열하게 주고받기 시작했다. 8회초 롯데의 공격. 이날 경기 전까지 햄스트링 부상을 털어낸 뒤 3경기 연속 안타를 터뜨릴 정도로 감이 좋은 상황에서 손호영이 KIA의 바뀐 투수 곽도규를 상대로 리드를 되찾는 솔로홈런을 폭발시켰다. 그러자 8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김도영이 롯데 전미르의 주무기 너클커브를 힘껏 잡아당겨 좌월 솔로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내친김에 흐름을 뒤집었다. 나성범의 2루타로 마련된 2사 2루에서 김선빈이 적시타를 때려내 2회 이후 처음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다.
KIA 힙겹게 잡은 리드를 그대로 지켜냈다. 5-4로 근소하게 앞선 9회초 '마무리' 정해영이 마운드에 올랐고, 대타 김민석을 시작으로 이정훈과 유강남으로 연결되는 롯데 타선을 묶어내며 길고 길었던 연패에서 벗어났고, 1위 자리도 사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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